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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바둑 - 한계상황에서 펼쳐지는 우울한 군상들의 바둑스토리!
비바람 지음 / 행복한마음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들은 지금 누리고 있는 ‘자유’의 소중함을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 자유가 없는 곳에서의 생활이 어떠하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것은 신체적 구속뿐만 아니라 정신, 즉 ‘영혼’까지도 죽는다는 것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나는 몇 년 전 성탄을 앞두고 수원교도를 방문하여 수용자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과 함께 선물 등을 전달하며 복음을 전했다. 특히 탕자의 비유를 들어 설교를 하고, ‘어머니의 은혜’를 교인들이 함께 부를 때 여기저기서 흐느끼며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이 소설은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사람들이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좁은 공간에 갇혀 살면서 바둑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신들의 우울한 내면을 솔직하고 감동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한계상황에서 내기바둑을 통해 현실로부터 도피하고자 더욱 승부에 집착하는 그들의 모습에는 연민과 함께 한 가닥 따듯한 인간미가 느껴진다.
교도소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심신이 서러운 수많은 인간 군상들은 비닐장판 재질에 바둑판을 그려놓고 알은 먹고서 법무부 허가 없이 황천 가지 말라고 준 말랑말랑한 연질의 밥알을 이용해 플라스틱처럼 만들어서 세트가 되어 있는 바둑판...
바둑을 주제로 교도소라는 특수한 환경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첫 장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바둑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 한권의 소설을 읽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바둑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