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즐거운 사라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나는 마광수 교수의 소설을 여러 권 읽으면서 마교수를 좋아하게 되었다. 물론 그의 소설은 다른 작가의 소설에 비해 상당히 자극적이다. 보통 사람들은 함부로 입 밖에 낼 수도 없는 성()과 관련된 단어들을 과감하게 쏟아낸다.

 

많은 사람들은 성()을 좋아하고 즐길 뿐만 아니라 더 쾌락적인 것을 원하면서도 항상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고 숨기고 감추면서 겉으로는 안 그런 척 한다. 그러나 마교수는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숨김없이 과감하게 드러낸다.

 

90년대, 즐거운 사라가 외설이라는 이유로 구속되고 교수직에서 해직됐던 마광수 교수가 새롭게 펴냈던 2013년판 즐거운 사라를 읽었다. 이번 작품에서 저자는 그동안 발표했던 소설들 중의 인물, 이미지, 상황 묘사 등을 변형시켜 재구성했다.

 

저자는 21년 동안 판금조치에 묶인 전작 즐거운 사라가 표현의 자유를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번 작품을 집필하게 된 의도라고 말한다.

 

마교수는 오래 전부터 화제를 몰고 다니는 인물이었다. 197525세에 대학 강의를 시작으로 28세에 홍익대 국어교육과 교수를 지낸 후 1984년부터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9210즐거운 사라필화사건으로 전격 구속되어 두 달 동안 수감생활을 한 후 95년 최종심에서 유죄가 확정되어 연세대에서 해직되고 98년 복직됐다. 아무리 나이를 먹더라도 죽어도 나이값은 안 하겠다는, 그래서 마음만은 언제나 야한 상태로 있겠다는 괴짜 시인이자 소설가이자 대학 교수. 그리고 항상 자유인으로 살아가며 이중적 위선에 맞서 싸우는 문화운동가이다.

 

마교수는 자신은 자신의 하고싶은 말, 옳다고 생각한 말을 했을 뿐이고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한 자신은 처벌받을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광수의 글과 생각은 그것이 발표될 때마다 일종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것은 마교수의 생각이 가지는 일종의 솔직함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마교수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체면에 관계없이 과감하게 발언한다.

 

루리는 한국 여자 치곤 아주 특별한 여자야. 그러나 사라와 루리가 아주 친한 걸 보면, 사라한테도 루리와 비슷한 미의식이 잠복해 있을 게 틀림없다는 걸 나는 직관적으로 알아보았어.”

루리는 루리고 사라는 나라야. 그러니까 앞으로는 사라 스스로 특별한 매력을 가꿔가도록 애써봐.”(p.25) 루리의 친구 사라는 대인기피증이 있는지 나서는 걸 싫어하여 친구이자, 마광수 교수의 애인인 루리가 온갖 설득 끝에 데리고 나와 만날 수 있었다. 루리에게 열등감이 있는 사라는 조울증처럼 보이는 태도를 보이고 마광수는 그런 그녀의 마음을 치유해 주는 듯 보였다.

 

‘19금 표시로 충분한 즐거운 사라가 왜 아직도 판금의 상태로 있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즐거운 사라보다 더한 성적(性的) 상상력이 얼마나 우리 사회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광수 교수의 솔직 담백함에 대해서 높이 평가하고 쉽다.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본인의 견해를 숨김없이 밝히는 것은 매우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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