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종현처럼 - 미래를 읽는 최고의 승부사 ㅣ 대한민국을 바꾼 경제거인 시리즈 4
이경윤 지음, 손길승 감수 / FKI미디어 / 2013년 4월
평점 :
대한민국의 경제사에 놀라운 성취를 이룬 분을 꼽으라면 현대 정주영, 삼성 이병철, LG 구인회 회장, SK 최종현 회장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현대의 정주영씨와 삼성의 이병철씨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SK 최종현 회장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그 이유라고 하면 나 자신이 경제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고, CEO나 회장 같은 사람은 나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1929년에 태어나 1998년 타계하기까지 우리나라 근현대 경제 발전사에서 놀라운 성취를 이룬 기업인, 최종현의 삶을 삶을 청소년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삽화와 함께 내용을 알기 쉽게 풀어쓴 것이다.
최종현은 형 최종건이 운영하던 선경직물을 빚더미에서 건지면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는 직물만 생산해내서는 회사가 더 나아갈 수 없다고 보고 한국 최초로 폴리에스테르 원사 공장을 설립했다. 1973년 형 최종건이 폐암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섬유 사업을 넘어서 폴리에스테르 필름을 개발한데 이어 ‘석유에서 섬유까지’라는 수직계열화를 목표로 선언하며 치열하게 내달렸다.
마침내 대한석유공사까지 인수하고 북예맨 마리브 광구에서 석유를 발견하는 등 해외유전 개발에도 뛰어들면서 에너지·화학 산업을 단단히 굳혔다.
최종현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도전을 했다. 그것은 이동통신 사업이었다. 최종현은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고 우리나라의 뒤떨어진 이동통신 기술을 개혁하고자 세계 최초로 CDMA 상용화 시스템을 개발하여 마침내 SK가 이동 통신 산업의 일등 기업으로 도약하도록 만들었다.
최종현은 언제나 남들보다 앞서나갔고 10년 뒤를 읽고 계획한 사람이었다. 그가 살아 있는 동안 21세기에는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 되고, SK가 세계 100위 안에 드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고, 1997년 IMF가 일어나기 전에는 국가가 경제적위기에 놓일 것을 예측하고 이를 정부에 알리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여러 학자들과 재계 인사들을 자주 만나 어울려 토론하기를 즐겼다.
그는 SK를 경영하는 것 외에 ‘인재 육성’이라는 또 다른 경영을 했다. MBC 프로그램 ‘장학퀴즈’를 후원하면서 장학 사업을 시작했다. 사후에 중국판 장학퀴즈인 ‘SK장웬방’으로까지 확대됐다. 또 조림(造林) 사업을 통해 인재를 키우기 위해 여의도 면적의 열세 배에 이르는 땅에 약 400만 그루의 나무를 가꾸는 ‘인재의 숲’을 만들었고, 1974년에 개인 자산으로 한국고등교육재단이라는 장학 사업 단체를 만들어 수많은 인재들이 가난 때문에 꿈을 저버리는 일이 없도록 돕는 일에도 앞장섰다.
그는 장학 사업을 하면서도 지원을 받는 사람들에게 ‘SK에서 일해야 한다’는 식의 조건을 달지 않았다. 오직, 세계 속에서 한국의 장래를 고민하고 이끌어나갈 인재가 이 땅에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했다. 이 땅의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나를 넘어서 모두의 행복과 성공을 꿈꾸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