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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멘토 14인에게 묻다 - 새로운 5년을 전망하는 전문가 14인의 특별 가이드
강석훈 외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요즘 한국 정치와 경제계의 최대 이슈는 경제민주화이다. 진정한 의미의 경제민주화란 보다 넓은 시각에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인간다운 가치를 누리며 살 수 있도록, 경제의 여러 부분을 개혁하는 것이다.
‘경제민주화’란 대기업에 쏠린 부의 편중현상을 법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헌법 119조 1항에는 「대한민국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반면 2항은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 성장과 적정한 소득 분배, 시장지배와 경제력 남용 방지, 경제 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을 적시해, 자유시장경제 원칙을 기본적으로 존중하지만 부(富)의 편중 같은 부작용을 막고자 국가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고 있다.
이 책은 2012년 9월말부터 2013년 1월말까지 대선열기가 뜨거웠던 시기, 경제민주화 연구에 뜻을 함께하는 기자들이 전문가들과 비공개 학습 포럼을 진행한 결과물이다. 이들은 여야, 진영, 학계, 단체 등을 고르게 대변하는 14인의 경제 멘토를 초청해 경제민주화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진단, 전망을 청취하고 정리했다. 김종인 전 수석, 박근혜 대통령의 브레인으로 알려진 강석훈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 정운찬 전 총리, 야권에선 김기식 민주통합당 의원 등이 총망라됐다.
기자들의 직설적인 질문, 전문가들의 거침없는 답변을 통해 독자들에게 경제민주화가 공허한 구호가 아니라 현재 이 시점에 제기될 수밖에 없었던 화두라는 점을 인식시킨다.
이 책은 ‘경제민주화’에 대해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잡힌 책이라 할 수 있으며, 이런 점이 이 책의 강점이자 다른 책들과의 차별점이다. 평소 지지하던 정치인 혹은 전문가가 아닐지라도 나와 의견이 다른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듣다보면 우리 사회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에 대해 전망하는 지혜가 생길 것이다.
이 책은 ‘경제민주화의 의미’에 대해서 경제민주화의 아이콘이 된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의 이야기가 첫 번째 시작된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 이후 역대 대통령들의 공통점으로, 박 대통령이 일궜던 성장을 의식하다가 ‘성장 콤플렉스’에 갇혔다고 지적한다. 경제 환경과 구조가 예전과 달라졌는데 여전히 성장률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조동근 명지대 교수의 이야기로 그는 재벌 위주의 정책이란 말은 의도적으로 과장됐다고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삼성과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의 매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라는 식의 이야기는, 국내에서 창출된 부가가치의 합계인 GDP를 국내와 해외에서 일으킨 기업 매출에 비교하는 오류라는 의견이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을 비교해 볼 때 차이는 두드러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책은 같은 용어와 같은 제도, 같은 사례를 14명의 전문가들을 통해서 마치 맞장토론의 대결구도처럼 구성하여 누구에게나 어렵게 다가올 경제 이야기를 흥미롭고 실감나게 읽을 수 있게 한다. 경제민주화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든지 이 책의 모든 내용을 살펴볼 것을 권유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