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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책 읽기 - 뚜루와 함께 고고씽~ 베스트컬렉션 39 ㅣ 카페에서 책 읽기 1
뚜루 지음 / 나무발전소 / 2013년 2월
평점 :
오랜만에 멋진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뒷 표지에 보면 “국내 최초 카툰으로 읽는 독서 입문서”, “명랑한 독서 멘토, 책 읽기 고수의 탄생!”이라고 소개 하고 있는 이 책은 예쁘고 귀엽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이 책은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머릿속의 상상의 세계를 카툰에 담아 서평을 올리다가 책 읽기의 고수가 된 뚜루가 그림이라는 시각적 효과의 장점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 현저하게 미흡한 글발(?) 때문에 카툰 서평을 시작한 그가 6년여 동안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채널예스 <뚜루와 함께 고고씽>에 올렸던 서평가운데서 최고의 서평만을 골라 엮은 것이다.
이 책에는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 천명관의 ‘고령화 가족’, 왕하이링의 ‘신 결혼시대’, 우타노 쇼고의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에밀 아자르의 ‘솔로몬 왕의 고뇌’,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허영만의 ‘식객’, 체스트 브라운의 ‘너 좋아한 적 없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책들을 소개한다.
우리는 책을 읽는다. 왜? 필요한 게 그 안에 있으니까. 교과서, 참고서, 여행가이드를 읽는 것은 정말 필요하기 때문이다. 옛날 선비들은 밥은 굶어도 책을 읽었다. 장원급제로 인생이 바뀔 수 있었으니까. 지금도 그렇다. 고시촌의 수험생들도 책을 읽는다. 밑줄을 긋고 한줄 한줄 달달 외우고, 그 의미를 머릿속에 새겨 넣는다. 고시를 패스하고 나면 불가능할 것 같은 신분상승이 가능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책은 그런 실용서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뚜루에게 독서는 일상이다. 마치 카페에 들려 커피 한 잔 마시듯, 친구와 만나 수다 떨 듯, 독서는 즐거움이고 감성 충만한 연애질이다. 그리고 궁극의 자기계발이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고 따듯한 차 한잔이 생각나는 계절에 향이 좋은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책 한권을 읽고 싶어질 때 귀여운 카툰으로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로망일 것이다.
지난 해 우리나라 처음 소개된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관람을 했는데 하면서 원작을 다 읽지 않은 상태에서 관람을 한 탓에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장면의 배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에 관극에 몰입하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이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레미제라블>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되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호화로운 신부는 자가당착이다. 신부는 가난한 사람들 옆에 있어야 한다. 노동의 먼지 같은 저 신성한 빈곤을 다소라도 자신이 갖지 않고서 어떻게 주야로 끊임없이 저 모든 고통과 저 모든 불행과 저 모든 빈곤을 접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면서 “종교적인 신념과 개인의 투철하고 올바른 신앙이 만났을 때 세상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말한다.
오랜만에 재미있고 흥미로운 독서 에세이를 읽어 너무나 즐겁다. 책에 귀를 기울이면서 책의 소리를 듣다가 보면 가장 친한 친구와의 수다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6년여 동안 북 칼럼을 집필한 독서경험에 유머러스한 상상력으로 버무린 저자의 그림이 더해져 책장을 한 장 한장 넘기는 내내 진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