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서 떠났다 - 220일간의 직립보행기
최경윤 지음 / 지식노마드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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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일상적 흐름에 몸을 맡긴 채 하루하루를 보내며 스스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망각한 채 하는 일에 매몰되어 시간에 쫓기며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일로 고단한 삶을 이어오던 내게 여행은 새로운 삶에 눈을 뜨게 했다.

 

지금까지 나는 여러 나라를 여행했다. 동남아를 비롯하여 동유럽, 미국, 카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30여개의 나라를 여행하면서 많은 공부를 했다. 특히 신들의 나라로 불리는 인도 오지를 여행하며 고생을 사서 하는 것만 같은 회의에 젖기도 했지만 지나고 보면 그 시간만큼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 하며 내면의 울림에 귀를 기울였던 시간이었다. 야간열차로 스물 네 시간 이상을 이동하며 다른 공간을 찾아 모래바람을 참아내던 때를 떠올리면 우리나라 반대편에 자리하는 남미는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여행해야 할 당위성을 발견하였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오늘’을 살아가며 몸과 마음이 지쳐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사람은 자유와 새로움이 가득한 곳으로 떠나는 것을 꿈꾼다. 여기, 마음속에서 꿈틀대던 그 바람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길을 떠난 사람이 있다. 손안에 움켜쥐고 있던 것들을 내려놓고 무작정 나선 길 위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진정한 삶에 대한 의미를, 그리고 함께하는 행복을 배웠다는 ‘220일간의 직립보행기’이다.

 

이 책은 모은 돈을 몽땅 털어 인도와 남미 각국을 220일 동안 돌아다닌 저자 최경윤의 인도ㆍ남미 여행기이다. 저자는 계획 없이, 자신의 가치를 떠난 여행 속에서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고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여행 그 자체가 아니라 장소 곳곳에서 만나서 함께 했던 사람들을 통해 모든 배움을 얻었으며, 너무나 소중해 한순간도 잊을 수 없는 ‘가치’를 느꼈다고 전했다. 다양한 현지 사진들과 저자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가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콜롬비아, 에콰도르, 아마존 강에서 페루, 볼리비아, 파라과이까지 여행을 하고 왔다. 21살의 나이에 무작정 떠난 여행은 무언가 큰 것을 남긴 것 같지 않지만, 그녀에게 뭐든 해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무엇보다 세계 여러 곳에서 친구들을 사귀고 그들과 했던 추억, 그리고 그곳을 여행한 경험담이 이 책에 담겨있어 남미여행을 해보지 않은 자들에게 생생한 감동을 안겨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인생의 변화, ‘떠나자!’ 내 모든 걸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했어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나처럼 이렇게 힘들고 불안에 떨며 뭐가 좋고 싫은지 뭘 하고 살아야 하는지 헷갈리나 궁금했거든요. 그래, 떠나자! 안쪽 말고 바깥을. 이쪽 말고 저쪽을. 이왕 이럴 거, 모아 놓은 돈 몽땅 다 쓰고 올 때까지 한국에 돌아오지 말자.”라고 말하면서 여행을 떠났다. “장소는 인도와 남미, 기간은 가진 돈 다 쓸 때까지, 목표는 많이 웃자.”고 말한다.

 

저자는 여행을 하기 전 인생의 목표는 “무조건 열심히 하고, 최고가 되자”였는데,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즐기자”로 달라졌다. 저자는 “7개월간의 시간 동안, 제가 많이 달라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인생이 아주 조금은 만만해 보입니다. 살만해요. 이거면 된 거겠죠?”라고 말한다.

 

이 책은 남미를 여행하기 위해 준비하는 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여행을 하기 전에 읽어보고 간다면 더욱 행복한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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