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의 한 방울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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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일본에서 소설 <청춘의 문>으로 2,200만부라는 출판업계 최고의 판매고를 올린 일본 문학계의 거장 이츠키 히로유키는 인생에 대한 통찰과 혜안이 담긴 첫 번째 에세이 <타력>을 통해 국내 독자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그가 이번에는 <대하의 한 방울>에서 자신의 잘못과 비겁함을 적나라하게 털어놓고, 인생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면서 그 속에서 무엇인가 희망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며 차분하고 담담한 어조로 인생에 대해 전한다.

 

작가는 “나는 지금까지 두 번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 첫 번째는 조선 반도에서 귀국한 지 얼마 안 된 중학교 2학년 때이고, 두 번째는 작가로 일하기 시작한 후의 일이었다.”(P.11)고 하면서 자신의 치부를 드러낸다. 또 인간은 누구나 죽음과 조화를 이루며 살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자살할 수밖에 없는 사람은 그렇게 하면 된다. 죽으려도 해도 죽을 수 없을 때가 있듯이 살고자 노력해도 그렇게 되지 않을 때가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나 자신을 대하의 한 방울이라고 상상하게 됐을 때 나는 자연스럽게 굳이 자살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게 됐다”(P.24-25)고 말한다.

 

인간은 누구나 죽음과 조화를 이루며 살고 있다. 자살 같은 것도 특별히 이상한 게 아니라 손만 뻗으면 바로 닿는 곳에 있는 세계이며, 특별한 이유도 없이 죽음을 향해 걷기 시작할 때도 있을 것이다. 즉, 우리는 항상 아슬아슬한 고비에서 절박하게 살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굉장히 큰일을 해내고 있는 것이므로,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자기 인생에 콤플렉스를 갖거나 우월감을 갖는 건 전혀 의미 없는 일이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실패와 고통을 당하기도 하지만 그런 것은 누구에게나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것이기에 현재 슬프고, 힘들어도 나만 그런 고통을 당하는 것이 아님을 알라고 교훈한다.

 

작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지옥이라”고 칭하면서 “그 지옥 속에서 우리는 때때로 생각지도 못한 작은 기쁨이나, 우정, 타인의 선의, 기적과 같은 사랑과 조우한다”고 하면서 바로 그 순간을 극락이라고 한다.

 

작가는 인생이라는 큰 바다, 즉 대하가 존재하는데 우리는 그곳을 흘러가는 한 방울의 물과 같다고 말한다. “우리 삶은 대하에 흐르는 한 방울에 불과하다. 그러나 무수한 다른 한 방울들과 함께 바다로 흘러간다.” 그러므로 인생의 고통을 직시하며 그 속에서 무엇인가 희망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삶이 불안하다고 계속 웅크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이제는 각오를 굳혀야 한다.

 

이 책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인생에서 발버둥치며, 항상 아슬아슬한 고비에서 절박하게 살고 있는 현대인을 위한 힐링 메시지로 불안하고 자신감 상실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큰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므로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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