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자풍 1 - 쾌자 입은 포졸이 대륙에 불러일으킨 거대한 바람 쾌자풍 1
이우혁 지음 / 해냄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나는 퇴마록을 쓴 이우혁의 판타지 소설 <치우천왕기>를 읽었었다. <치우천왕기>를 읽으면서 왠지모르게 마음이 뿌듯해져 왔다. 우리 조상들 가운데 이렇게 대단한 인물이 존재 했었구나 하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우혁은 스타작가로서 스스로를 ‘소설 말고는 다 실패한 인생’이라 평한다. 유학자 집안에서 태어난 ‘공돌이’이자 전문가급 클래식애호가, 취미의 수준을 넘어선 조각가이자 ‘딸 바보’, 그는 ‘한국의 셰익스피어’를 꿈꾼다.

 

이 책 <쾌자풍 1>은 이우혁 작가가 쓴 역사 팩션(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여 새로운 이야기로 재창조한 장르)이다. 쾌자풍은 쾌자(포졸이 입는 옷)를 입은 포졸이 바람을 일으킨다는 뜻으로, 조선 포졸의 모험담을 그린 작품이다.

 

조선의 태평성대라 불리는 성종시대를 배경으로 변방지역인 의주 위화 마을에 사는 말단 포졸 지종희가 형 집에 얹혀살면서 국경의 난전에서 가끔 뒷돈도 받고 장난도 치며 큰 걱정 없이 살던 중 명나라 여진의 밀사들과 접촉하면서 명의 고위관료의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명나라는 주변에 알려지지 않은 비밀 자객을 구하기 위해 조선에 밀사를 파견한다. 한편 주인공 지종희는 국경에서 명나라의 밀사 청년들을 맞닥뜨리며, 이를 계기로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무협소설의 기본 얼개를 따르면서도 허무맹랑한 무공이나 힘의 논리 대신 조선의 기본 가치인 충과 인, 의를 앞세운 인물 지종희를 통해 당시 동아시아의 정치적 지형을 짚어낸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던지고자 하는 주제를 비장하게 다루기보다는 아주 유쾌하고 해학적으로 풀어냄으로써, 누구나 재미있게 읽다가도 소설에 담겨진 함의에 번뜩 등을 곧추세우게 하는 작가적 역량을 다시 한 번 맛보게 된다.

 

이 책은 장편소설이기 때문에 1권에서는 이 책의 전반적인 배경을 비롯하여 사건의 시작을 열어 보인다. 주인공들 역시 그들의 진정한 능력이 무엇인지 보여주지는 않는다. 사건이 진행되고 여러 경험들이 쌓이면서 이들의 가지고 있는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지러운 세상을 작가 특유의 질펀한 해학으로 서민들의 울분을 달래주고 신명을 풀어내는 작품이다. 이 소설을 읽는 자들은 잠시나마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을 것이고, 유쾌하게 웃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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