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으로 다시 배낭을 꾸려라 - 파나마에서 알래스카까지 세상 밖으로 배낭을 꾸려라 2
칸델라리아 & 허먼 잽 지음, 강필운 옮김 / 작은씨앗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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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서점가에 국내외 여행지를 소개하는 책들이 가득하다. 나는 몇일 전에 <세상 밖으로 배낭을 꾸려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에는 무작정 나선 길 위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진정한 삶에 대한 의미를, 그리고 함께하는 행복을 배웠다는 허먼 부부 가족의 좌충우돌 여행기를 담은 것인데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 책은 허먼 부부가 파나마에서 출발해 많은 나라를 거쳐 알래스카까지의 여행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들이 처음 여행을 계획한 기간은 6개월 남짓이었다. 그 기간만큼 철저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또 필요한 돈을 가지고 떠났지만 때로는 자동차 고장으로 멈춰 서고, 때로는 처음 보는 그들을 반겨 맞아 주는 ‘낯선 친구들’ 속에 머물며 6개월이라는 기간을 훌쩍 넘긴다. 알래스카까지 가는 시간이 지체될수록 돈은 많이 들고, 가족들이 보고 싶어 그들 마음에는 잠시 불안이 일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는 또 다른 가족, 수많은 가족들의 집에 머물면서 목표를 수정한다. 이제 그들에게 알래스카에 빨리 도착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알래스카까지 가는 길에서 만나고 경험하게 되는 모든 것들, 모든 시간들을 여유 있게 즐기면서 삶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수집하는 것이다.

 

여행이 길어지면 여행경비가 늘어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인가 삶의 모든 문제에는 해결책도 함께 있음을 깨달은 이 부부에게 돈 때문에 여행을 멈추는 일이란 있을 수 없다. 머물고 있는 나라의 수예품들을 구입하여 다른 나라에서 팔기도 하고, 그림을 그려 판매하고, 꿈의 여정을 담아낸 여행서를 출간해 판매하면서 경비를 충당한다.

 

나도 아내와 함께 남아공을 여행한 적이 있는데 여행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학용품들을 대량으로 구입해다가 남아공에 가서 팔아서 여행경비를 충당한 적도 있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고 한 말도 있다.

 

이 책에는 이들 부부가 아들을 낳게 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들이 미국과 캐나다를 여행 하는 도중에 오랫동안 바라던 ‘아기’가 생겼다. 그러나 그 아기의 출산은 은행 계좌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에게 국경을 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던 나라, 그 나라의 사람들조차 인간미 없는 자기 나라에 혀를 내두르던 나라. 그런 곳에서 아기를 출산했다. 아들을 낳은 저자는 “아빠로서 너를 안고 있는 이 몇 초간의 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다. 엄마도 너를 갖고 싶어 했고, 내가 너를 엄마한테 데려다 주었다.”고 하면서 “아들아, 우리 둘 사이에 있는 너는 건강하고 울음을 그치고 평화롭게 눈을 감고 있다. 우리 아들 팜파, 너를 사랑하고 이런 축복을 주신 신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한다. 많은 병원과 기관으로부터 도움을 거부당하기도 했지만 아기의 탄생에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아기용품과 출산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 주기도 했다. 태어나자마자 ‘팜파’는 수많은 ‘이모’와 ‘삼촌’들의 기다림 속에 여행에 합류하게 된다.

 

드디어 그들은 ‘알래스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표지판이 있는 곳 까지 왔다. 이제 알래스카의 차가운 북극해를 바로 지척에 앞두고 있다. 드디어 언론의 힘을 이용해 북극해를 향한 마지막 관문이 열렸다. 북극해의 차가운 물에 손을 담갔다. 손가락을 다시 바닷물에 적시며 몇 방울 먹었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행복했다. 이제 나도 세상 밖으로 배낭을 꾸려 나가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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