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간적인 인간
브라이언 크리스찬 지음, 최호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제목이 좀 특이하다. ‘가장 인간적인 인간’ 이란 과연 무엇일까. 저자가 이러한 물음을 가지게 된 동기는 컴퓨터와 ‘누가 더 인간적인가’를 겨뤄야 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뢰브너 프라이즈 경연대회는 매년 인공지능 학계를 술렁이게 하는 행사다. 심사위원들은 컴퓨터 단말기를 통해 컴퓨터와 ‘인간 연합군’과 각각 5분간의 대화를 가진 뒤 심사위원들은 상대가 컴퓨터인지 인간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어느 쪽이 진짜 인간인지를 결정한다. 저자는 ‘인간적인’ 컴퓨터보다 더 인간적이라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 기계와 완전히 구별되는 인간만의 특성을 찾기 위해 나섰다. 그는 다른 참가자들보다 ‘더 인간적’으로 보이는 데 성공함으로써 결국 2009년 대회에서 ‘가장 인간적인 인간’으로 뽑혔다. 이 책은 인간의 지성과 감성의 영역을 비롯하여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인간다움의 진실’을 추적한다.

 

이 책은 상상, 생각, 사랑, 공감, 사교, 대화, 속임수까지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 즉 휴먼 3.0 시대, 비행기 조종은 물론 가장 개인적 분야라 할 심리치료에까지 이용될 정도로 컴퓨터가 발달한 오늘날 우리 인간의 자리는 어디인지 자세하게 밝혀주는 이 책은 왜 우리는 종종 인간적인 인간이 되는 데 실패하는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인간적인 인간’의 조건은 무엇인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간성을 어필하기 위해 무엇보다 개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컴퓨터엔 어떤 개인의 비전이나 취향도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는 개성이 상실되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모방 게임에서 대화 로봇들이 승리하는 까닭은 로봇이 인간을 닮아가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 로봇을 닮아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위키백과사전을 비롯하여 집단지식과 자동완성 기능에 의존하면 할수록 개인은 자신의 목소리를 잃게 되고 무색무취한 존재가 되기 쉽다고 설명한다. 인간은 “생물 위에 압정으로 고정시켜 놓은 컴퓨터”가 아니며 이성 편향을 버리고 동물성을 회복해 새롭게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저자는 강력하게 주장한다.

 

이 책은 모두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가장 인간적인 인간’, 2장 ‘신분 확인’, 3장 ‘표류하는 영혼’, 4장 ‘장소 적합성 vs. 순수 기법’, 5장 ‘책에서 빠져나오기’, 6장 ‘반 전문가 체계’, 7장 ‘끼어들기’, 8장 ‘세상에서 가장 형편없는 증인’, 9장 ‘그대로 있지 않기’, 10장 ‘커다란 놀라움’, 11장 ‘가장 인간적인 인간’ 등이다.

 

요즘 ‘가장 인간적인 인간’이라는 타이틀은 인문학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인간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우리의 삶 가운데 인문학의 탐구영역은 메마른 인간의 지성과 감성을 어떻게 회복시킬 수 있을까? 인간의 상처를 회복시키기 위한 몸부림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묻지 아니할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므로 인간다움이 어디에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보고, 질문하게 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다양한 상황들에서 인간은 어떤 것을 통해서 인간다워지는 것인지를 배우게 된다. “월계관은 아무 쓸모도 없다. 만약 당신이 과거에도 비익명적인 존재로 살았다면, 그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이제 당신은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용기를 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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