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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연구소 이야기 - 세상에 없는 것에 미친 사람들
존 거트너 지음, 정향 옮김 / 살림Biz / 2012년 5월
평점 :
소셜 네트워킹, 휴대폰, 전자상거래가 기업을 변화시키고, 개인생활을 이제는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새롭게 바꾸어 놓고 있는 신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전화기를 발명하면서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대면하지 않고도 원거리 소통이 가능해졌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여러 발명가들이 새로운 통신 수단, 즉 전화기를 발명하기 위해 경쟁했다. 그래서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에 이르는 혁신적인 제품들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현대인들의 삶의 방식은 더욱 다채로워졌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과 애플의 CEO 스티브잡스의 공통점은 이전에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낸 천재라는 점이다. 특히 두 사람 모두 전화와 관련된 기술을 발명하고 개발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이들이 몸담았고 사후에도 존속되고 있는 벨연구소와 애플 역시 몇 가지 공통점이 보인다. 둘 다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 내거나 또는 다른 곳에선 할 수 없는 일을 한다는 측면에서 직원들은 투철한 사명감과 자부심이 돋보인다.
벨연구소는 1925년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의 정신에 따라 세워졌는데 보유한 특허만 해도 3만3000개를 헤아리고 노벨상 수상자 13명을 배출한 세계최고의 민간 산업연구개발기관이다. 이 책은 지금도 광통신과 휴대전화 등의 첨단 기술을 내놓으며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 연구소의 역사와 성공 스토리를 상세하게 전한다. 벨연구소가 1세기 가까이 첨단기술의 혁신을 선도할 수 있었던 비밀은 무엇일까. 저자는 현장취재와 인터뷰로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도대체 어떤 인물이고 시스템과 문화는 과연 어떻기에 마르지 않는 샘처럼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었는지 파헤쳤다.
이 책을 읽어보면 벨연구소의 역사를 알 수 있다. AT&T에 의해 처음 설립되던 당시 배경에서부터 김종훈 사장에 의해 오늘의 모습으로 새롭게 변신한 벨 연구소를 대표할 만한 사람들을 만나 볼 수 있다. 벨연구소의 전성기를 열어준 머빈 켈리와 트랜지스터 개발로 노벨상을 수상했던 윌리엄 쇼클리와 월터 브래튼과 존 바딘, 정보이론과 비트의 개념을 만든 천재 수학가 클로드 섀넌, 통신위성를 발명해 전 세계를 하나로 만든 존 피어스 등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고자 한 벨 연구소 사람들 이야기가 이 책을 손에서 놓치를 못하고 있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괴짜를 모아 조직을 만들다’에서는 운 좋은 켈리가 뉴욕에 간 이유는 무엇인지, 연구소가 전쟁에 참가하는 방법을 다룬다. 제2부 ‘지속가능한 혁신의 공식을 찾다’에서는 다른 세상에 사는 천재 수학자 섀넌에 대해서 알려주며, 아이디어 생산의 공식은 무엇이며, 위대한 제국의 탄생에 대해서 다룬다.
제3부 ‘과거의 시각으로 미래를 보지 마라’에서는 아이디어가 혁신으로 진화하는 법은 무엇이며, 위성 시대의 개막, 아무도 못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지나친 낙관은 실패를 부른다고 말한다. 제4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야 앞서 나갈 수 있다’에서는 경쟁 시대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고 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벨 연구소의 ‘모험 정신’에 큰 도전을 받았다. “저는 그 일이 쉬워서 맡은 게 아닙니다. 어려우니까 맡은 거죠.”라고 말한 김종훈의 사장의 말을 독자들은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