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뇌는 착각에 빠질까 - 뇌과학이 들려주는 속임수의 원리
스티븐 매크닉 & 수사나 마르티네스 콘데 지음, 오혜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오래 전에 <한국방송> 스튜디오에 초능력계의 간판스타 유리 겔라가 직접 출연하여 숟가락 목을 문질러 숟가락을 휘게 한 적이 잇었다. TV를 보았던 수많은 사람들이 너도 나도 부엌에서 숟가락을 가져다가 숟가락 목을 문질러 숟가락을 휘게 하려고 했었다. 마술은 초능력처럼 보이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

 

내가 어렸을 적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마술사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는데, 그 와중에 그 마술사는 관객들의 재킷 안쪽에 있는 지갑이며 안경, 손목에 무겁게 채워진 손목시계를 수월하게 빼내 간다. 동전을 숨겼다 나타냈다 하는 마술, 관객이 선택한 카드를 알아맞히는 마술은 마술사의 정교한 손 기술과 우리 뇌의 착각이 만들어내는 합작품이다. 이렇게 눈 앞에서 빤히 보면서도 인지하지 못하는 마술의 뒤편에는 어떤 과학적인 움직임이 있을까?

 

이 책은 애리조나주 피닉스 소재 배로우 신경학 연구소에서 함께 뇌를 속이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스티븐 매크닉 박사와 수사나 마르티네스 콘데 박사와 과학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과 흥미로 25년간 과학의 세계에 몸담고 있는 산드라 블레이크슬리는 우리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카드 마술, 동전 마술, 배니싱 마술 등 다양한 마술 39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스포일러’라는 섹션에서는 그 마술이 어떤 트릭으로 이루어지는지, 또 그 트릭이 성사될 때 우리 뇌에서 어떤 작용이 일어나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마술의 신경과학을 다룬 최초의 책이다. 왜 인간의 마음이 속임수에 그토록 취약한지, 또한 인간존재에서 ‘기만’이 얼마나 본격적인 부분을 차지하는지 알려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손 속임수’에 대해서 “손 속임수는 능숙하게 해내면 기적을 일으킨 것처럼 보인다.”고 하면서 “손 속임수는 대개 관중으로부터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클로즈업으로 진행되며 종류는 수백 가지에 이른다. 관객 주의를 엉뚱한 방향으로 돌리는 방법을 쓰기도 하고, 시각계의 약점을 이용하는 트릭을 쓰기도 한다. 사실 손 속임수에서 작용하는 시지각의 역할이 마술의 근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p.46)라고 말한다.

 

또한 저자는 ‘복화술’에 대해서 말하기를 “복화술은 소리를 시각적 대상에게 전가시키는 기술로써, 역사적 뿌리가 깊은 대표적인 복합감각 착각이다”고 하면서 “계몽주의 시대에 들어와서 마술사들이 복화술 기술을 폭로하고 신비주의의 베일을 벗기는 일에 앞장서면서부터 복화술은 흑마술로서의 명성을 잃게 된다.”(p.145)고 말했다.

 

마술이란 상식적인 판단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기묘한 현상을 엮어내는 솜씨 또는 그러한 기능을 말하는데 마술은 규모가 있는 장치나 도구, 솜씨가 동원되는 편이라서 무대 같은 넓은 연기 장소가 필요하다.

 

훌륭한 마술사들은 정상적인 인과관계를 교란시켜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비밀스러운 방법을 사용하여 불가능을 체험하게 해준다. 그리하여 불가능한 일이 일어날 때 마술사의 행위가 더 신비스럽게 느껴지게 된다. 마술들은 이러한 트릭들을 잘 이용해서 우리의 뇌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든다. 이 책은 지상에서 가장 경이로운 마술쇼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동안 신비스럽게 느껴졌던 마술에 대한 모든 비밀을 벗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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