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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은퇴를 꿈꾼다 - 평균수명 100세! 호모헌드레드가 온다
한혜경 지음 / 샘터사 / 2012년 2월
평점 :
내가 어렸을 적에는 동네 어른들의 평균 수명이 60을 넘기기 어려워서 60회갑이 되면 온 동네 어른들을 초청하여 잔치를 했다. 그러나 요즈음은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60은 어른 축에도 들지 못한다. 그래서 요즘 회갑잔치를 했다가는 욕을 먹는 시대다.
나는 가끔 노인들에게 강의를 할 때가 있는데 그 때마다 ‘구구팔팔 삼사사’를 복창한다. 이 말은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3~4일간 아프다가 죽자’는 것이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죽는다는 것은 100세 시대임을 말해준다.
이 책은 호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한혜경 교수가 퇴직자의 일상생활에 관하여 연구하면서 만났던 은퇴자들의 심층면접 결과와 그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 그리고 노인복지를 가르치고 연구하면서 느낀 것들을 엮은 것이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2010년을 기점으로 9년간 약 300만명 이상의 베이비 부머가 은퇴한다.”(p.7)고 했다. 100세 시대를 앞둔 지금,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를 걱정한다. 은퇴 하게 되면,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어우러져 살아야 할 것인가? 이미 은퇴한 사람들과 은퇴를 눈앞에 둔 베이비붐 세대들은 불안해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저자는 베이비붐 세대의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중장년층과 나이 든 어른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은퇴 후의 생활을 들은 후에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저자가 직접 은퇴자들을 만나면서 연구한 은퇴자들의 일상생활은은퇴 후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60대가 행복한 이유는 삶에 대한 주관적 관점이 변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어가면 늙게 된다. 우리 스스로는 생물학적인 쇠퇴를 피할 수 없어도, 늘어만 가는 주름살, 낮아지는 감각기능, 수입은 점점 줄어들고, 생활비는 부족하고, 사회적으로 알아주는 사람 하나 없어도 ‘나는 행복하다’고 마음먹는 것이 중요하다.
내 주변에도 평생 직장생활을 하다가 은퇴한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은퇴한 후에도 과거 회사에 다닐 때 가지고 있었던 직함, 지위라는 ‘갑옷’을 벗어던지지 못하여 더욱 힘들어 한다는 것이다. ‘값옷 벗기’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은퇴와 함께 반드시 벗어버려야 하는 옷이다. 은퇴를 하는 순간 다시는 받을 수 없는 것, 누릴 수 없는 것들을 포기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 책은 ‘은퇴’, ‘나이 듦’, ‘쇠퇴’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누구나 은퇴를 하게 되고, 나이가 들고, 몸은 쇠퇴하게 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늘 ‘행복’하게 살고 있느냐? 불행하게 살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은퇴와 노년은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다. 아무도 시간을 거스를 수 없지만 누구나 은퇴 후의 삶의 질은 선택할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아직도 먼 은퇴를 생각하고 은퇴 후를 위해서 지금부터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은퇴 후에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건강을 챙기고,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도 쓸 수 있는 돈을 모으기 위해서 지금부터 연금에 가입하고, 아내와 함께 살 수 있는 작은 집이라도 장만해야 하겠다. 이 책을 이미 은퇴를 한 분들과 은퇴를 앞두고 있는 모든 분들의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