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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거짓말
이유리.임승수 지음 / 레드박스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가난을 끝장내는 유일한 방법은 빈민들에게 권력을 주는 것입니다’라는 베네수엘라 우고 대통령의 말을 좋아하며,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으로 베스트셀러 저자가 된 임승수와 ‘진중권, 유시민, 강준만, 김동춘’을 만나 선배들이 복사해준 유인물대로만 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아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라. 그러나 있는 그대로 두지는 말라.’는 좌우명을 가슴에 품은 이유리. 이들 두 저자들의 디테일한 자료 조사와 흡입력 있는 문장으로 만들어낸 <국가의 거짓말>에는 반값 등록금과 4대강 사업 같은 국내 문제들부터 미국의 기후무기와 연방준비은행, IMF, 에셜론의 실체 등의 국제 문제까지 역사적으로 가장 치명적인 국가의 배신 사건 23개의 파일을 담고 있다.
이 책의 원고 일부분은 2011년 10월 말부터 ‘오마이뉴스’에 연재되어 20만 조회수를 이끌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었다. 이 책을 읽게 되면 국가의 거짓말들과 팩트를 바탕으로 한 진실의 근거들을 통해 ‘국가는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의 ‘머리말’에서 저자들은 “국가는 양날의 검이다. 국가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서 사회를 통제하고 이를 지키지 않는 사람의 자유를 제약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체이다.”라고 하면서 “이 서슬 퍼런 ‘국가’라는 검을 누가 이용하느냐에 따라 민중들의 삶은 큰 굴곡과 변화를 겪어왔다. 베네수엘라의 의료제도와 미국의 의료제도는 국가의 행위가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한다.
세계 최고의 선진국 미국 정부가 1932년부터 1972년까지 40년간 가난한 흑인 600여 명을 대상으로 ‘나쁜 피’를 치료해주겠다고 거짓말하고 실제로는 매독 생체 실험을 했다고 상상이나 하겠는가? 이민자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호주 정부가 원주민의 혼혈아들을 부모로부터 강제로 빼앗아 노예로 삼는다. 남미의 볼리비아에서는 거짓말을 내세워 수도를 민영화해서 물값이 월급의 30%에 이르자 폭동이 일어난다. 전기를 민영화해서 도매가격이 너무 올라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일상화되고 계엄령이 선포된다. 국민들의 전화를 도청하고 국가의 중앙은행을 사기업에 넘겨 국민을 대상으로 이자 놀음을 한다. 이런 일들은 역사상 실제로 벌어진 팩트들이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조국에 배신당한 사람들’에서는 조국이 버린 북파공작원의 비극적 삶과 보도연맹원 학살 사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감세 정책, 부동산 정책 등에 얽힌 거짓말을 다룬다. 2부 ‘전쟁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에서는 미국, 일본, 호주, 나치 독일 등 세계 정부의 대표적 거짓말을 통해 국가의 위선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3부 ‘거짓에 침묵하는 사람들’에서는 미국의 연방준비은행에서부터 원자력 문제, 공기업 민영화 정책 등 경제, 환경 분야의 심각한 거짓말들을 상세하게 다룬다. 4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사람들’에서는 ‘미국의 기후무기’, ‘에이즈 사기극’, ‘예방주사에 얽힌 비밀’, ‘9․11테러 음모론’을 자세하게 밝히고 있다.
저자들은 괴벨스의 말을 인용하여 “대중은 거짓말을 처음에는 부정하고, 그다음엔 의심하지만, 되풀이하면 결국에는 믿게 된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은 너무 좌파입장에서 국가를 보고,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