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 - 최갑수 여행에세이 1998~2012
최갑수 지음 / 상상출판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가까이 있는 동료 가족들과 함께 1년에 한 두번 정도는 해외로 나갈 정도로 여행을 즐긴다. 여행을 할 때마다 마음이 설레고 행복하다. 지난해 가을에는 동남아 여행을 했는데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라오스, 캄보디아에 가서 각 나라의 문화를 둘러보고 나라별 전통요리를 맛보고, 저녁에는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행복한 시간들을 보낸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이 책은 시인이자 여행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갑수의 포토에세이로 1998년부터 2012년까지 14년 동안 32개 나라 120여 개 도시를 여행을 다니면서 만났던 사람들과 풍경들과 도시의 모습을 남긴 기록들을 담아냈다. 특히 이 책에서 라오스, 터키, 베트남, 이집트, 케냐, 짐바브웨, 캄보디아,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쿠바, 인도 등을 여행하며 마음과 눈에 담은 풍경들과 더불어,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건네는 위로와 격려의 글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는 시인답게 그의 글은 귀속 말로 사랑하는 연인에게 슬쩍 건네는 말 처럼 들린다. 책 속의 한 문장을 가져와 들어보자. ‘즐기지 않으면 무의미해요./ 인생도 여행도/ 다행히 이 세상은 흥미진진한 일들로 가득하고/ 우리가 찾으려고 하면 얼마든 찾을 수 있죠./ 즐기기 위해 우리는 두리번거리고 기웃거릴 것, 그리고 상상할 것/ 즐기고 싶다면 내일이 아니라 오늘을/ 지금을 좀 더 즐기는 게 좋겠어요.(즐거워야죠)
작가는 이 책의 ‘다른 시간을 만나려거든 여행하라’에서 “여행은 새로운 공간과 장소를 만나는 일이지만 새로운 시간과 조우하는 일이기도 하다. 공간의 새로움이 아닌 시간의 새로움을 느끼는 일. 길 위에서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돌이켜보고,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를 가늠한다. 그래서 여행은 당신을 여행을 떠나기 전의 당신과 조금은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버린다.”고 말한다.
작가는 13년 동안 수많은 도시와 셀 수 없는 낮과 밤을 거치면서 길 위에서 사랑을 했고, 길 위에서 너그러워졌으며, 길 위에서 도덕과 윤리를 배웠고, 길 위에서 새로운 눈을 갖게 됐다고 한다.
여행을 하다보면 좋은 여행이 있고 나쁜 여행도 있다. 나쁜 여행은 꿈을 가지고 여행을 갔다가 여행사에 바가지를 쓴다거나, 사기를 당하는 일일 것이다. 작가는 좋은 여행이란? “자신의 내면을 넓히는 일, 무언가 깨달음을 얻는 일... 현지인들에게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는 것,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다른 여행자들과 자연을 배려하는 일. 자아를 찾아 떠나는 나의 여행보다 길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당신의 여행이 수백 배 더 아름답다.”고 말한다.
여행을 하다보면 처음으로 여행을 나온 사람들을 금방 알아볼 수 있다. 그것은 그의 가방 크기를 보아서 안다. 큰 여행 가방을 끌고 온 사람들은 거의가 처음 여행을 온 사람들이다. 작가는 ‘여행 갈 때 꼭 챙겨가는 세 가지는 클래식·재즈·락·포크·파두·샹송으로 가득한 아이팟 클래식, 연필 서너 다스, 국제면허증이라고 한다.
여행을 하고 싶지만 돈이 없거나 시간이 없어서 주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일단 떠나라고 충고한다. 앉아서 절망하기보단 저지르고 실패하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