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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경영의 원칙 ㅣ 서울대학교 관악초청강연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안철수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1년 11월
평점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현재 한국 사회에서 제일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대중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고 있다. 그는 금년 4월에 치러지는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여야 모두 그를 영입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해 10월에 치러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는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제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원순이 시장으로 당선되었다. 하지만 실제 선거전에서 더욱 주목 받은 사람은 안 원장이었다. 선거 출마 의사 피력, 의사 철회 후 박 시장 지지 선언, 막판 편지 지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선거 과정에서 그의 입장과 발언 하나하나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본인은 극구 부인했지만 ‘대권’ 후보로까지 점쳐지며 대세로 불리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을 뛰어넘는 유일한 잠룡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요즘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에서 펴낸 책 한 권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책 제목은 ‘안철수 경영의 원칙’이다. ‘재학생들에게 삶의 지혜를 들려준다’는 취지에서 열리고 있는 ‘관악초청강연’ 중 안철수 원장의 초청 강연과 패널·청중의 질의응답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100페이지를 조금 넘는 이 얇은 소책자에는 안 원장의 ‘입담’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서적에서 안 원장은 자신이 생각하는 경영이란 어떤 것이며, 또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진솔하게 고백한다. 내용을 보면 안 원장이 직접 자신의 삶, 특히 최고경영자(CEO)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경영 원칙 등을 비교적 소상하게 밝히고 있다.
이 책에서 안 원장은 ‘피라미드의 우두머리로 사회에 영향을 미칠 계획은 없나’라는 질문에 “정치, 교육, 기업 등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분야가 있다”며 “사회가 발전하려면 어떤 한 분야로 기울기보다 골고루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 어떤 일이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인가를 놓고 판단했다”며 “지금 현재로서는 교육 쪽에 몸담고 있으면서 여러가지 사회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안 원장은 정치와 전쟁의 차이점을 거론하며 “어떤 책에서 보니, 둘 다 적과 싸우는 것은 똑같은데 전쟁은 적을 믿으면 안 되는 반면 정치는 적을 믿어야 정치가 된다고 한다”며 “그런 맥락에서 보면 우리나라엔 정치가 없다?”고 강조했다.
안 원장은 “직업을 바꿀 때 마다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하면서 자신만의 결단의 원칙을 세 가지로 소개한다. 첫째는, 과거는 잊어야 한다. 둘째, 주위 사람들의 평가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미래의 결과에 대해 미리 욕심을 내지 말자 등이다.
안 원장은 이 책에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마음가짐, 즉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차가운 머리’는 현실에 대해서 정말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고, ‘뜨거운 가슴’이란 자신과 미래에 대해서 열정과 믿음을 가지는 마음 가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안철수의 경영원칙’을 자세하게 알게 된 것은 큰 수확이었다. 이제 안철수는 ‘멘토’나 ‘컴퓨터 전문 주치의’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대한민국 18대 대통령’될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