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을동과 세 남자 이야기
김을동 지음 / 순정아이북스(태경)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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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종횡무진 활약했던 배우에서 아버지 김두한의 뒤를 이어 최초 부녀 국회의원의 삶을 살고 있는 김을동 의원은 대한민국 인명사전에 4대가 등재된 대단한 가문이다.

 

나는 김을동 의원이 MBC ‘기분 좋은 날’에 출연하여 김좌진 장군의 어머니, 김좌진 장군의 아내, 김두한의 아내이자 김을동의 어머니, 그리고 김을동 등 가문 속에서 역사를 이어온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김을동 의원은 8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얼굴을 볼 수 있었던 아버지, 김두한. 밖으로만 나돈 아버지 덕분에 숱한 고생을 하다 돌아가신 어머니, 그런 어머니 생각에 눈물을 짓다가도 아버지 생각만 하면 나오던 눈물도 들어간다며 옛 시절을 회상했다.

 

연기자 출신 국회의원 김을동 의원에게 따라 다니는 수식어는 김좌진 장군의 손녀, 김두한 전 의원의 딸, 배우 송일국의 어머니이다. 유별난 가족사 때문에 늘 화제를 몰고 다니는 김 의원이 ‘인간 김을동’, 그리고 그를 더욱 빛나게 해준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자전 에세이 ‘김을동과 세 남자 이야기’를 발간하여 서점가에 화재가 되고 있다.

 

이 책은 김을동의 4대에 걸친 가족사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고 있다. 대한독립군 김좌진 장군, 국회의원 김두한, 국민스타 송일국까지 유별난 가족의 얽히고 설킨 고백들이 펼쳐진다.또한 김을동 의원이 연극과 사랑에 빠졌던 10대 시절, 배짱 좋은 웅변가로 이름을 날렸던 대학 시절과 동아방송 성우로 활동하던 시절 등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연기는 내 숙명”이라고 말한다.

 

오랜 무명 시절 끝에 ‘한류스타’로 성장한 아들 송일국에 대해서는 “평소 TV 드라마 한편조차 제대로 보지 않은 아이여서 연기자가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하면서 재능보다는 노력이 만든 연기자라고 이야기 한다. 그는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정작 내 자식에게는 좋은 스승이지 못했다”고 하면서 선배 연기자로서 아들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데 대해 항상 미안하다고도 했다.

 

아버지 김두한 전 의원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시대의 협객이며 정치인으로서 국회에 똥물을 퍼부었던 시대의 풍운아였지만 가족에게는 빵점’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평생 집에 생활비 한번 가져오지 않고 아내나 자식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관심도 없었던 아버지였으며, 저자를 분노케 했던 아버지의 여인들’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이야기 하면서 평생 그런 아버지를 그림자처럼 뒷바라지했던 어머니에 대한 연민을 풀어낸다.

 

책에는 이밖에 김 의원이 평생의 과업으로 삼은 김좌진 장군 기념사업에 대한 이야기와 현재 국내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청산리 역사대장정’을 하는 일, 가족사를 놓고 도올 김용옥 의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김용옥과 벌였던 논쟁도 자세하게 담았다.

 

이 책은 김을동 의원의 가족사 일뿐만 아니라 한국의 근대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을 통해서 왜곡된 역사를 바로 알게 된 것만 하더라도 큰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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