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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왜공정 - 일본 신新 왜구의 한반도 재침 음모
전경일 지음 / 다빈치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우리 역사는 고난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으로는 한반도의 2배쯤 되는 일본, 서와 북은 넘을 수 없는 장벽 중국과 러시아가 버티고 있다. 수많은 민족들이 그 안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거나 중화(中華)에 녹아버렸다. 하지만 그 속에서 고려, 조선, 근대를 지나며 우리는 끊길 듯 이어지고 짓밟혀 뭉그러질 듯하다 다시 살아나는 질긴 역사를 갖고 있다. 처녀를 바치고 말을 바치고 제가 입고 먹을 옷감과 곡식을 바치는 수난을 당하면서도 우리는 제 말과 글을 쓰는 민족으로 살아남았다.
그러나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99%는 굶주리고 얻어맞고 침탈당한 기억이 혼재하는 시간이었다. 우리가 밥알이나마 숟가락 가득 입에 넣고, 추위를 막을 따뜻한 옷을 입고, 환하게 불을 밝힌 따뜻한 방 안에서 온 가족이 행복한 웃음을 띠게 된 건 불과 40~50년 안짝이다. 비록 허리가 잘린 채로나마 우리는 역사상 최단시간에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다. 어쩌면 하늘이 도왔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까마득히 잊어버렸다. 우리가 그 아프고 굴욕적인 과거를 깡그리 망각한 채 이다지도 방종하고, 오만하고, 근본을 알지 못하는, 말세적 인간의 모습을 보일 수가 있을까.
일본은 대륙진출이라는 광포한 욕망으로 1620년간 한반도를 자그마치 900여회나 침략했다. 이는 인류 역사상 유래 없이 긴 ‘전쟁’으로 지금도 현재진행형 중에 있다. 인간의 삶처럼 역사도 탄생기, 성장기, 전성기, 쇠락기가 존재하지만 일본의 한반도 침략사에는 쇠락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에 주기적 침략성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저자는 왜침이 단순히 역사책에 있는 과거의 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일본은 대륙진출이라는 욕망으로 1620년 동안 한반도를 자그마치 900여회 침략했고 지금도 진행 중이란 음모를 세세한 증거를 들어 설명한다.
지금, 일본 신新왜구는 한반도 침구 시점만 노리고 있다. 앞으로 34년 후인 2045년 내 일본은 반드시 재침한다. 일본의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은 태평양 침략 전쟁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는커녕 침략을 미화하는 작업과 맥을 같이 한다. 일본이 미래의 한반도 침략전쟁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는 비판을 자초하는 행위다. 일본은 2차 대전 당시 저지른 전쟁범죄에 대한 인정과 사과 등을 외면한 채 세계의 손가락질을 받아왔음에도 이번에 다시 침략의 야욕이 얼마나 지독한지를 스스로 드러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왜구의 특징을 ‘기만과 불예측성’이라고 말한다. 1375년 왜구는 노약자들만 태워 싸우지 않고 곧 철수할 것같이 행동하여 고려군의 방비를 허술하게 한 다음 은밀히 정예군 수백 명을 고려군 배후에 침투시켜 노략질을 감행했다. 그래서 일본의 본성을 나타내는 말로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의 ‘카라쿠리’문화는 왜구 전략을 설명하는 주요 키워드가 된다.
역사에는 두 가지 뚜렷한 명제가 있는데 그것은 항시 반복적이라는 것과 대비하는 자에게나 생존의 길을 열어준다는 점이다. 일본의 ‘남왜공정’ 책동과 왜구 침구 행위가 종식되지 않는 한, 이 책에서 제시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다시금 올바른 현실인식은 물론이고 그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여나가는데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이 진보와 보수로 갈라져 갈등하는 이 민족에게 각성을 높이는 촉매제가 될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