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 운명조차 빼앗아가지 못한 '영혼의 기록'
위지안 지음, 이현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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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011년도 얼마 몇일 남지 않았다. 연일 계속되는 성탄, 각종모임 총회, 송년회 등 정신없이 지나가는 요즘. 하지만 문득문득 쓸쓸하고 허탈한 감정이 가슴 속을 파고든다. 지난 1년 동안 한 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데, 그저 나이만 한 살 더 먹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렇게 바닥을 치는 감정이 몰려오는 시기, 나는 사람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시는 책 한 권을 읽었다. 바로 바로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다.

 

이 책은 지난 4월 세상을 떠난 푸단대학 위지안 교수의 실화를 바탕으로 늘 우리 곁에 있었음에도 미처 알지 못했던 행복과 사랑을 찾는 법과 함께 후회가 남지 않는 ‘오늘’을 사는 법을 알려준다. 1979년생인 위지안은 서른 살 젊은 나이로 노르웨이 오슬로대 유학 후 환경과 경제학을 접목한 새로운 시도를 가지고 귀국하여 세계 100대 대학, 중국 3대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상하이 푸단대학 교수에 올랐다.

 

북유럽의 바이매스 에너지 시스템을 중국에 도입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물론 노르웨이에 거대한 프로젝트를 제안해 성사 단계에 있었다. 돌이 막 지난 아들로부터 ‘엄마’ ‘아빠’ 같은 말을 들으며 행복에 눈물을 짓곤 했다. 외동딸을 명문대 교수로 만든 부모가 어깨를 펴고 성공한 딸을 자랑하는 것을 들으며 흐뭇해했다.

 

어쩌면 인생의 정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시기, 그녀는 말기 암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암은 그녀에게 마지막이 아니었다. 온몸에 전이된 암세포 때문에 뼈가 녹아내리는 고통 속에서도 절망하고 신을 원망하는 대신 ‘삶의 끝에 와서야 알게 된 것들’을 자신의 블로그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인생의 모토를 이렇게 삼았다. “‘불리불기(不離不棄)’ 절대 헤어지지도, 포기하지도 말 것. 운명이 나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간다 해도, 결코 빼앗지 못할 단 한 가지가 있다. 그건 바로 ‘선택의 권리’다. 나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내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권리를 행사할 것이다.” 유명인도, 연예인도 아니었던 그녀의 글은 이후 건당 10만 회 이상 조회를 기록하며 인터넷 상에서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고, 그녀의 사망 소식은 결국 전 세계 14억 사람들을 오열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바로 그녀가 투병기간 1년 6개월간 생사의 갈림길에서 남긴 글을 토대로 엮은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현재 나에게 주어진 것들이 너무 많으며 덤으로 주어진 것들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감사할 것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건강한 몸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직장에서 아직은 할 일이 있다는 것,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는 것, 이런 것들이 모두 행복의 조건이건만 늘 감사하지 못하고 불평만 일삼았던 지난 날이 부끄러울 뿐이다. 이 책을 읽은 후에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와 동료가 너무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나에게서 떠나지 않는 것은 이 책에서 저자가 한 “인생은 혼자 외로운 길을 걸어가도록 정해져 있으며, 누구나 어둠 속에서 고독한 길을 가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살아갈 이유를 모르고 절망가운데 허덕이는 오늘 현대인들에게 ‘살아갈 이유’를 분명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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