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월한 유전자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 더 똑똑하고, 더 아름답고, 더 건강한 혼혈의 기적
아론 지브 지음, 김순미 옮김, 최재천 감수 / 예담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씨가 자신의 프로에 출연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에게 “타이거, 당신의 혈통은 어떻게 되나요?”라고 물었다. 우즈는 “나의 혈통은… 캐블리네시안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백인, 흑인, 아메리카 인디언의 피가 섞인 아버지와 아시아계(태국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점을 재치 있게 표현한 것이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미국 사회에서 혼혈이 어느 때보다 주목을 받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피부가 다른 흑인에 비해 희다는 이유로 어릴 때 흑인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받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는 시카고에서 정치를 시작했을 때도 흑인 사회에서 ‘진짜 흑인이 아니다’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혼혈의 장점을 이용해 미국 사회에서 성공한 사례도 많다.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문화에 노출된 것이 사회에 적응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물론, 특히 미국 사회는 인종 간 결혼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이고, 좀더 역사를 파고들어 보면 금기시되기까지 했다. UCLA 생물학 교수를 지낸 아론 지브는 아직도 많은 나라에서 금기시되고 있는 인종 간 결혼을 공개적인 담론의 장으로 끌어내면서, 진화생물학·유전학·동물학·식물학 등을 죄다 끌어들여 인종 간 결혼이 이로운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또한 동식물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흥미로운 실험, 세계역사, 대중문화, 인구조사 통계 등 다양한 근거를 들어 인종 간 결혼으로 태어난 혼혈인이 순혈인에 비해 유전적으로 우월하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있으며, 그렇게 태어난 혼혈은 완벽에 가까운 좌우균형을 이룰 수 있다.

 

이 책은 소설보다 재미있는 생물학 이야기로 혼혈인이 열등하다는 통념과 편견을 뒤집으며, 유전자가 섞이면 완벽에 가까운 좌우균형을 이뤄 훨씬 건강하고 똑똑하고 아름다워진다는 수많은 과학적 증거들을 제시하면서 다문화사회로 접어든 우리 사회에 이젠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융합’할 때라고 하면서 는 화두를 던진다. 버락 오바마, 스티브 잡스, 타이거 우즈가 모두 혼혈이지 않느냐고 말한다.

 

21세기로 접어들면서 세계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하나의 지구촌으로 묶이고 있으며 모든 인종과 문화가 융합되는 ‘혼혈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 단일민족을 표방해온 우리나라도 농촌 총각의 절반 가량이 국제결혼을 한 지 오래이며 10년 뒤에는 청소년의 20%가 다문화가정 출신이 될 거라는 통계도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혼혈인은 전혀 다른 부모의 유전자가 섞여서 탄생한 사람이라는 것.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뛰어난 유전적 변이 덕분에 DNA 청사진에 충실하게 성장하고, 그 결과 더 강건하고, 좌우균형이 뛰어나고, 매력적인 몸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이 책의 핵심 메시지이기도 하다.”라고 말한다.

 

여성가족부 통계에 따르면 2011년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결혼이민자는 21만명, 그들의 자녀는 15만명이다. 한국인 배우자까지 합치면 다문화가정 구성원은 총 56만명이다. 어느새 본인과 자녀 어느 한 쪽이 혼혈인인 한국인이 전체 인구의 1%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이런 현실에서 다문화사회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데 기여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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