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강자 - 이외수의 인생 정면 대결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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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는 1972년 문단에 데뷔한 이래 뛰어난 통찰력과 독특한 상상력으로 지금까지 에세이, 소설, 시집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출간했다. 베스트셀러 <하악하악>,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아불류 시불류>가 그의 대표작이다. 그가 이번에는 ‘인생 정면 대결법’이라는 부제로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에세이<절대강자>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 책은 번득이는 기발함과 독창성, 세상에 대한 예리한 시각이 돋보이는 이외수 작가의 글 149편과, 인고의 세월을 견디며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해 온 우리 유물들의 혼을 담아낸 정태련 화백의 세밀화 37점이 담겨 있다. 이와 더불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글과 그림의 장중한 무게감을 완화시키는 박경진 작가의 깜찍한 아이콘은 위트와 유머를 선사하며, 책의 말미에 수록된 문화재평론가 김대환의 유물해설은 우리 역사와 전통, 문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취업이나 승진, 금전적인 성공 등 끊임없이 남들과 비교하며 자아를 잃어가고 있는 현 세대에게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우리의 유물처럼 한결같이 버티라는 내용의 에세이다.

 

이 책은 청동다뉴조문경과 용봉문환두대도, 귀면문수막대 등 정태련 화백의 세밀화로 표현된 37점의 그림 및 책 표지에 ‘이지앤비 지안(指眼)인쇄’라는 특수 인쇄 기법이 적용돼 우리 유물을 직접 손 끝으로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머리에서 시작해 눈과 입, 배와 발, 마음에 이르기까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지금 이 땅에서 힘들고 지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힘을 불어넣는 글과 그림으로 채워져 있다. 1장 ‘뇌에서 마음까지의 거리가 가장 멀다’, 2장 ‘육안과 뇌안을 감고 심안과 영안을 떠라’에서는 물질만능주의와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비판과 경계를 담고, 3장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합시다’, 4장 ‘마른 가슴에 물 주기’, 5장 ‘손금 속으로 강이 흐르리’에서는 삶에서 놓치고 있는 감성을 북돋워주는 글이 담겨있다.

 

6장 ‘배만 채우지 말고 뇌도 채웁시다’, 7장 ‘엉덩이로 버티기’, 8장 ‘먼 길을 가려거든 발이 편한 신발부터 장만하라’에서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마음가짐과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9장 ‘머리 닿는 부분이 하늘이고 발 닿는 부분이 땅입니다’, 10장 ‘마음에서 마음으로’에서는 살아온 날들에 대한 고백과 살아갈 시간들에 대한 다짐으로 되어 있으며, ‘꽃 피는 그날까지’ 버티어 내어 ‘살아 있으라’고 당부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언젠가는 사랑도 단위와 가격이 매겨져 백화점이나 동네 마트에서 고가로 판매될 것이다. 당연히 불량품이 판을 칠 것이며 부작용도 빈번할 것이다. 우울증 환자가 급증하고 자살자가 속출할 것이다. 그리고 진품사랑이 오히려 짝퉁사랑 취급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천 년을 제 모습 온전히 지켜온 이 나라의 유물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은 큰 수확이다. 수천 년을 버티어내며 세상 풍파와 싸워온 유물들이 그 자체로 고유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듯, 우리들 모두는 스러지지 않는 정신력을 품어내고 있는 바로 이 순간 ‘절대강자’인 것이다. 이 책은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등불이 되지는 못할망정, 내 영혼 하나라도 환하게 밝히면서 살 수 있기를 소망”하는 이들에게 인생의 지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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