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잇는다 - 한 영혼에 목숨 거는 제자훈련 정신을
김명호 지음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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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훈련하면 옥한흠목사를 말하지 아니 할 수 없다. 제자훈련에 인생을 걸었던 광인(狂人) 옥한흠목사는 선교 단체의 상징인 제자훈련을 개혁주의 교회론에 입각하여 창의적으로 재해석하고 지역 교회에 적용한 교회 중심 제자훈련의 선구자이다. 1978년 사랑의교회를 개척한 후,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평신도 지도자를 양성하는 데 사력을 다했다.

1986년도부터 시작한 ‘평신도를 깨운다 CAL 세미나’는 20년이 넘도록, 오로지 제자훈련을 목회의 본질로 끌어안고 씨름하는 수많은 목회자들에게 이론과 현장을 동시에 제공하는 탁월한 세미나로 인정받고 있다. 참석자들이 세미나에서 배우는 것은 방법론이 아니다. 정신이다. 고인의 트레이드마크인 ‘광인론’(狂人論)에 대한 강의를 들을 때마다 “그래, 목회에 미쳐야지. 주님의 복음에 미쳐야지….”라고 다짐한다. 옥 목사는 떠났지만 제자훈련에 대한 그의 정신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 책은 사랑의교회 부목사이자 국제제자훈련원 대표인 저자 김명호목사가 고(故) 옥한흠 목사와 함께 제자훈련 사역을 진행한 경험을 정리한 것이다. 이 책에는 평신도의 영성을 일깨우는 제자훈련 프로그램을 국내에 정착시킨 옥한흠 목사의 신앙과 철학, 성공적인 제자훈련 운영 방법을 자세하게 소개한다.

저자는 “지난 28년간 옥한흠 목사님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내 인생의 축복’”이라고 고백하면서 “나는 옥한흠이라는 퍼스트 바이올린 곁에서 세컨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축복과 은혜를 누렸다”면서 “그의 연주는 아름다운 제자의 길이었다”고 고인을 회고한다.

이 책은 모두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내 옆의 수석연주자’에서는 저자가 옥한흠목사님을 병실에서 만남, 30여 년간의 제자훈련 사역을 감동적인 오케스타라 연주의 세컨 바이올린의 시선으로 담아낸다. 퍼스트 바이올린이 있으면 그를 돕고 보조하며 호흡을 맞춰 줄 수 있는 세컨드 바이올린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제2부 ‘30년 원조 설렁탕 집’에서는 옥한흠목사를 통해 제자훈련의 초창기부터 현재사역에 이르기까지 실무를 총괄했던, 제자훈련의 산 증인으로서 경험을 담았다. 옥한흠 목사님은 항상 국물 하나로 승부하는 설렁탕집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진국’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살코기와 뼈를 넣고 세지 않은 불로 끓이고 또 끓여 얻어지는 것이다. 긴 시간의 인내와 끈질김이 없이는 제대로 된 국물을 얻어 낼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설렁탕은 기다림의 산물이다. 기다림이 없이는 결코 ‘진국’이란 열매를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옥한흠 목사님은 화려하게 구색을 갖춘 백화점이 아니라 국물 하나로 승부하는 설렁탕, 오랜 인내와 끈질김으로 얻어 내는 한 그릇의 진국 설렁탕 같은 사역을 원했고, 오래 먹어도 질리지 않고, 먹은 사람의 존재 속으로 스며들어 피와 살이 되는 그런 섬김을 원했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 집 옆 식당에서 파는 사골과 소고기를 넣고 오랜 시간 푹 고아 맛이 진하고 구수한 설렁탕 한 그릇을 먹는 기분이 든다. 이 책을 읽는 자들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조용히 자신을 숨긴 저자의 삶의 연주를 통해 진정한 제자도를 배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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