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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정의를 묻다 - 강원랜드를 말한다 ㅣ 토담사회총서 대국민보고서 1
정덕 지음 / 토담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내가 초등학교에 다녔을 때는 매일 아침조회 시간에 태극기에 대한 맹세를 했다.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을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2007년 ‘조국과 민족’ 대신 채택된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수 억원의 돈을 준다면 교도소에 가겠다는 청소년이 절반을 넘는 현실에서 아이들이 꿈꾸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은 어떤 세상일까.
최근 서점가에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 정의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었다. 정작 '정의'가 무엇인지 가르쳐주지 않는 이 책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에 맞춰서 SBS에서 2부작 스페셜로 <대한민국에 정의를 묻다>를 방영했다.
우리 사회에서 정의라는 키워드는 뜨겁다. 정의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정의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얼마나 소홀했었는지에 대한 반증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단기간 압축성장으로 이루어 낸 자본주의와 산업사회의 성과 속에 정의라는 키워드는 오직 유용함이 선이라는 절대 명제에 가리워져 그 빛을 발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의롭고 공정한 행동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처럼 정의를 외면하는 일이 수없이 벌어진다.
우리나라에서 도박을 하는 것은 불법이다. 도박을 하다 걸리면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고 방송사 카메라 세례를 받기 일쑤다. 그런데 국가가 특별법으로 사행사업을 허락하고 있는 영역이 있다. 강원랜드 카지노, 경마, 경정, 경륜, 복권 등이다.
이 책의 저자 정덕 전국도박피해자모임 공동대표는 한때 잘 나가던 중견기업인이었는데 그는 강원랜드 출입 3년 6개월만인 2006년 10월 전재산 360억원을 날렸고, 결국 절망과 수치심으로 인한 우울증에 자살까지 시도했다.
저자는 이후 국내 사행산의업 문제점에 눈을 돌리고, 강원랜드에서 불법적으로 영업한 사실을 알고 민사 소송을 청구했다. 이 손해배상 청구소는 도박 피해자가 강원랜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최초의 사건이며 이 책은 그가 소송을 벌여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받아내며 외롭게 투쟁한 내용을 담은 것이다. 이 책에는 재판장의 강원랜드 편들기, 강원랜드의 증거 조작 및 위증 등에 대하여 실명을 통해 고발하고 있다.
저자는 “무자비한 낙하산 인사의 결과로 무소불위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힘을 잃었다. 연간 1조300억원, 하루 35억원 이상이 강원랜드 한 곳에서 날아가는 것이다. 순 매출액의 3분의 1 이상이 장부에서 사라지는 현실도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충분한 혐의가 있다”고 말한다.
황금빛 공약을 남발하고, 복지를 강조하고 두루 잘사는 대한민국을 약속한다고 해도 정의가 실종된 사회라는 인식이 뿌리내려 있다면 결코 국가의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정치를 아무리 잘한들 국민은 권력자에게 등을 돌리게 된다. 복지와 성장도 중요하지만 법은 정의를 실현하고 우리가 지키는 법과 제도를 가진 자들도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