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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쓴 유언 - 아프고 불안한 당신에게 남기는 위로, 개정판
오세영 외 85명 지음, 좋은세상 엮음 / 굿글로벌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죽음이란 삶의 완성’이라고 누구나 쉽게 말하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한다. 또한, 일상 속에서 너무나 흔하게 죽음이란 말들을 접하고, 누군가가 죽으면 부고를 듣고 조문을 가지만 정작 나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처럼 생각하고 또, 그렇게 여기고 싶어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우리는 죽음에 임박해서야 죽음 앞에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시인 86명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남기는 <시로 쓴 유언>은 지금이 바로 이 땅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임을 상상하며 아들, 딸, 손주들에게 남기는 가장 솔직하고 진솔한 언어로 빚어 낸 유언시집이다.
우리의 인생은 그냥 흘러가는 ‘공수래공수거’ 인생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자신을 필연적인 이유로 이 땅에 존재하는 소중한 생명임을 깨달아 지금,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아름다운 삶을 선물 받는 기회를 제공한다. 죽음은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이를 극복할 수는 있다는 것이다.
요즘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을 극복하기 위한 유언장 쓰기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할 때 평소의 생활감각으로 쓰는 것이 좋다는 이유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언장을 쓰다보면 인생에서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고, 남은 인생을 충실하게 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유언장은 누구나 쓸 수 잇다. 임종의 방식, 장례식에 대한 희망, 금융정보, 유산배분 등 몇가지 항목에 대한 것을 기록하면 된다.
나태주 시인이 ‘아들과 딸에게’ 남긴 시 속에는 이들에 대한 깊은 사랑과 삶에 대한 통찰이 진하게 묻어있다. “인생은 귀한 것이고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란 걸 / 너희들도 이미 알고 있을 터, / 하루하루를 이 세상 첫날처럼 맞이하고 / 이 세상 마지막 날처럼 정리하면서 살 일이다 / 부디 너희들도 아름다운 지구에서의 날들 / 잘 지내다 돌아가기를 바란다”
일흔에 이른 이향아 시인의 작품 속에는 지난 삶에 대한 회한과 감격이 동시에 담겨 있다. ‘그래도 한 평생 은혜로웠다’에서 “사랑하며 살아가기 쉽지 않은 세상에서 그래도 마디마디 행복하였다. ‘잘 했다, 용하다’ 칭찬 받고 싶었는데 / 용서 받지 못할 일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 다시 시작한다면 잘 할 수 있으련만 / 인생은 단 한 번 연습이 없다는 말 / 뼛속 깊이 후회하며 숨이 멎을 것이다 / 그래도 한 평생 감격이었다.”
김지향 시인은 아직은 마음이 여린 아들에게 ‘힘차게 살아가길’에서 “힘차게 당당하게 밀고 나아가기 바란다. /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귀중한 삶에 / 엄마가 남긴 삶의 궤적들이 / 네 삶의 무게를 더하는 힘이 되었으면 싶다.”
이건청 한국시인협회 회장은 추천사에서 시인들이 시로 쓴 유언 속엔 “시인 자신이 시인으로서의 자신을 성찰해 볼 수 있는 소중한 반성문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 “상식과 타성에 찌들어 사는 현대인들을 흔들어 깨우는 새벽 종소리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