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서울 산책 - 오세훈의 마지막 서울 연가!
오세훈 지음, 주명규 사진, 홍시야 그림 / 미디어윌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서울지역에 내린 폭우로 수해가 심각했던 8월 초 오세훈 서울시장은 복지 포퓰리즘에 철퇴를 가하겠다는 일념으로 무상급식에 대한 주민투표를 발의하여 실시한 투표에서 최종 투표율 25.7%를 기록, 개함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아 오 시장은 사퇴를 하게 되었다. 나는 서울시민은 아니지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서울시장은 정치인이면서 동시에 행정가이다. 물론 당에 소속되어 있지만 그에게는 서울시를 위한 행정 업무가 우선인 것이다. 서울시장은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청계천을 파든지 혹은 버스 중앙 차로를 만들든지 간에 서울특별시장은 특별히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드러내야 하는데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 발의는 오세훈 시장의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으므로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추석연휴에 책을 한권 읽었다. 그것은 <오후의 서울 산책>이라는 책이었다. 이 책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재직 5년 동안 살갑게 찾아내고 다듬어온 서울의 新명소 44곳과 그 장소에 얽힌 사연들을 담아 소개한다.

이 책의 머리글에서 저자는 ‘서울에는 갈 데가 없다’, ‘서울에는 즐기고 쉴 데가 없다.’라는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로부터 듣고 자랑스러운 서울을 직접 소개해보자는 뜻에서 카메라 한 대를 들고 좋은 풍경은 카메라에 직접 담고, 길에서 마주친 수많은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며 서울 곳곳을 걷고 또 걸어 다니면서 서울이 전 세계인들이 사랑할 만큼 역사와 전통, 자연, 무엇보다 사람이 아름다운 곳임을 말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이 책은 모두 12개의 장으로 ‘어느 멋진 오후, 새로운 날 오후, 행복한 오후, 꿈꾸는 날 오후, 한가한 오후, 걷고 싶은 오후, 바람 좋은 오후, 그리운 날 오후, 심심한 오후, 상쾌한 오후, 맑게 갠 오후, 나를 위한 오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각 날의 느낌에 맞게 ‘한옥마을, 전통시장, 골목길, 남산, 창작센터, 서울성곽길, 둘레길, 세종벨트, 서울광장, 여러 한강공원, 역사 현장, 공원, 생태공원, 캠핑장, 자전거도로’ 등 12가지 테마로 서울을 즐길 수 있도록 40여 개 명소들을 자세하게 소개하여 서울을 찾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저자는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오전에는 업무에 충실하고, 오후에 짜투리 시간을 내어 서울의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저자는 “북측 산책로를 찾을 때마다 내가 가장 기대하는 것은 실개천이 흐르며 내뿜는 청량한 소리이다. 꽃창포와 금낭화가 피어 있는 물길은 하수도로 흘러가던 빗물과 지하수를 저류조에 모아 두었다가 다시 흐르게 만들었다.”고 하면서 “북측 산책로의 실개천을 마주할 때마다 탁족을 즐기고 싶은 유혹에 빠지는 것은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가 내 몸에도 흐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한다.

저자가 서울을 얼마나 사랑했는가를 책을 읽는 중에 느꼈다. 저자는 자신이 있었던 곳을 사진과 글을 함께 제시했다. 아름다운 서울은 자신의 세계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아름다운 서울의 풍경을 보게 되었다. 나의 대학 4년의 삶의 흔적이 있는 서울, 추억이 가득 담겨 있는 서울을 기억하고 싶다. 추억이 있는 곳, 삶이 있었던 그곳을 나도 그리고 싶다. 사랑에 빠지고 싶은 그곳에 저자가 있었던 것처럼, 나도 서울에서 살고 싶다. 서울은 누구에게나 자랑하고 싶은 세계적인 도시다. 이런 서울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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