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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경제학 - 피도 눈물도 없는 개인 재무관리 매뉴얼
리사 데스자딘스 & 릭 에머슨 지음, 김지원.한민중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경제 위기가 여전히 전 세계를 짓누르고 있다. 죽어도 죽지 않는 ‘좀비’처럼 좀비 은행과 좀비 기업이 잇달아 출현했다. 자본주의는 심각한 위기에 빠졌지만, 각국 정부의 대규모 구제금융에 의존해 근근이 버티고 있다.
이 책은 소설 형식의 개인 재무관리 매뉴얼로 되어 있으며, 좀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자신의 경제적 현실을 진단하는 것에서 시작해 언제 어디서 얼마만큼 벌고 쓰는지 추적하며, 약한 부분은 보완하고 강한 부분은 키우도록 이끈다. ‘좀비경제’란 직장을 잃거나 생활비가 증가하는 것 같은 간단한 일이 계기가 되어 안정성과 미래를 위태롭게 만드는 모든 경제적 상황을 말한다. 좀비 경제는 전염성이 강해서 손이 닿는 모든 것들을 위협하고 오염시킨다.
‘좀비’란 서인도제도 원주민의 미신에서 유래한 살아있는 시체를 말한다. 많은 영화와 소설에서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무자비하게 확산되며 인류를 멸망으로 몰고 가는 존재로 묘사되었다. 좀비가 공포영화에 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위에 있는 어떤 사람, 즉 가족이라 할지라도 좀비로 변해 언제 나를 공격할지 모른다는 공포와 그들을 쓰러뜨려야 내가 살 수 있다는 비장함을 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좀비경제학>은 영화 속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도 많은 좀비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좀비경제학’은 경제 위기에서 살아남기가 좀비 아포칼립스(대재앙)에서 살아남는 것과 유사하다. 개인의 경제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이 좀비경제이고 그 위기를 초래하는 각각의 요소 역시 좀비들이며 여기서 탈출하고 살아남고 생존할 매뉴얼이다.
좀비경제학이란 싸우고 할퀴고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뜻이다. 좀비경제학이란 오늘이 아니라 내일을 위해 사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내일을 위해 살아야 한다. 이것은 절대로 항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개인의 경제 사정을 악화시키는 각각의 요소들은 좀비처럼 끔찍한 모습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생존 문제를 좌우할 수 있는 일상의 좀비들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나 실업 문제 같이 거대한 위기가 아니라 카드나 대출로 인한 문제, 비싼 물건을 사는 습관 등 흔히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이 그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돌출 행동을 피하고 직장을 잘 다니면서 지출을 통제하고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좀비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해 주고 있다. 특히 중간 중간 좀비 소설로 전개가 되므로 좀비 소설만 따로 읽어도 손색이 없는 책이다.
이 책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윤리적 반성을 강요하지도 않으며, 어려운 이론을 앞세워 독자들을 불안하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확실하고 위험이 도처에 깔린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개인이나 가정의 재무구조를 견실히 운용할 수 있는지에 모든 초점을 맞춘다.
이 책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실행한다면 가계의 재무구조는 튼튼해질 것이다. 자신의 재무 상태를 진단하고 지출에 대해 비판하고 수정을 거치는 작업은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