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의 남자 1 -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
이용연 지음, 김정민 기획, 조정주.김욱 원작 / 페이퍼스토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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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드라마를 자주 본다. 그 중에서도 특히 역사 드라마를 좋아한다. 요즈음 KBS 2TV 수목드라마 ‘공주의 남자’가 인기리에 1위 자리를 지키며, 방송되고 있다. 정치적 숙적이었던 수양대군과 김종서의 두 자녀 이세령과 김승유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인 이세령과 김승유는 조선 고종 시절 서유영이 기록한 <금계필담>의 ‘수양대군 딸 세희와 김종서의 손자’의 사랑이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인물이다.

1454년 조선은 문종이 죽고 어린 단종이 즉위, 당시 수양대군은 왕이 어려 정사를 돌볼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정권을 장악하려 한다. 이에 단종을 보좌하던 김종서는 수양대군에게 죽임을 당하고 이 사건이 역사적으로도 잘 알려진 ‘계유정난’의 시작이다. 그리고 얼마 후 수양대군은 단종을 폐하고 왕 위에 올라 세조가 된다.

세조로 인해 집안이 멸문한 김종서 가문의 입장에서 보면 세조는 철천지원수다. 그들은 민간인으로 돌아가 산 속 등지에서 몸을 숨기면서 살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세조의 두 공주 중 한 명이 폐서인이 되는데 그 이유는 공주가 세조의 뜻을 거스르고 직언을 했다는 것 때문이었다. 공주는 아버지로 인해 죽음을 맞는 대신들을 보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고 이에 세조는 대로해 공주를 벌을 주고자하는 뜻에서 궁에서 내보냈지만 세조는 정희왕후를 통해 공주가 원인 모를 병으로 갑자기 죽었다는 뜻밖의 이야기를 듣고 세조는 지난날을 속죄하기 위해 10년간 불공을 드리면서 참회한다.

이 책은 계유정난과 단종애사를 둘러싼 정사와 야사를 넘나드는 애틋한 사랑이야기이면서 조선 최고 권력가들의 욕망이 오가는 역동적이고 생생한 역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서로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고 마는 피비린내 진동하는 역사의 무대를 배경으로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할 수 있는 승유와 세령의 사연이 애절하게 펼쳐진다. 또한 종친에서 공주의 자리에 오른 세령공주와, 공주에서 노비로까지 신분이 추락하는 경혜공주라는 드라마틱한 두 공주의 삶을 추적하고 있다.

조선시대 왕비와 궁녀를 다룬 역사물은 많이 있지만 공주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이는 조선시대 공주들이 사회적으로, 정치적 활동이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공주에 대한 기록도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이름도 생몰년도 알 수 없는 공주도 다수 존재한다.

이 책은 ‘복수와 사랑’이라는 대중적 흥행코드를 충실히 따라가는 작품으로서 책을 읽는 내내 나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착각을 할 정도로 재미가 있으며,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수양대군에게 일가족을 몰살당한 한 남자, 승유. 승유의 죽마고우면서도 수양대군과 손을 잡은 신면. 수양대군과 신면을 향한 승유의 처절한 복수. 그리고 승유와 신면이 동시에 사랑한 한 여자, 수양의 딸 세령. 그들의 역동적이고 생생한 역사를 그리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우리 역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보다 높아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책을 읽으면서 실제 흘러왔던 역사적 사실과 드라마의 내용이 어떻게 다르며, 얼마나 다른지를 서로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오늘 우리의 역사도 돌아봤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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