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2대 8로 돌아가고 돈은 긴꼬리가 만든다 - 80개의 법칙으로 다시 배우는 재미있는 경제학
황샤오린.황멍시 지음, 정영선 옮김 / 더숲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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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주 관광지의 인도 장신구를 파는 상점에서 비싼 은팔찌나 보석을 장식한 액세서리들이 날개돋친 듯 팔렸으나 유독 값싼 터키석만은 주인을 만나지 못해 애를 태웠다. 주인이 출장가면서 종업원에게 ‘터키석 가격에 모두 2분의 1을 곱해라’는 쪽지를 남겼다. 출장에서 돌아온 주인이 진열돼 있던 터키석이 하나도 없자 놀라서 종업원에게 어찌된 영문인지 물었다. 종업원이 흥분하면서 “가격을 올리니 터키석이 순식간에 모두 팔렸다”고 했다. 덤벙대는 종업원이 ‘2분의 1을 곱해라’는 문장을 ‘2를 곱해라’로 잘못 본 것이었다.

아무리 팔려고 해도 팔리지 않던 터키석의 가격을 올리자 순식간에 팔려나간 이 에피소드는 경제학의 ‘베블런 효과’를 잘 설명해준다. 물건 가격이 올라감에도 불구, 오히려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을 지적한 미국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베블런 효과는 가격이나 브랜드로 자신의 우월함을 표출하고자 하는 무분별한 소비심리를 반영한 경제용어다. 최고가의 휴대전화 가격이 싼값으로 떨어지면 관심이 떨어지거나, 비싸서 먹지 못했던 음식을 공짜로 즐기라는 이벤트가 인기 없는 이유는 바로 베블런 효과 때문이다.

책은 경제학의 근간을 이루는 80가지 핵심 경제법칙들을 이처럼 각종 에피소드를 곁들여 알기 쉽게 설명한다. 책의 미덕은 학문적 토대를 바탕으로 경제경영 분야의 어려운 이론들을 생활에 접목시켜 쉽게 설명하는 경제교양서라는 점이다.

책 제목에는 두 가지 경제법칙이 담겨있다. 첫 번째는 이탈리아 경제학자 겸 사회학자 빌프레도 파레토가 ‘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한 경제학 법칙인 ‘파레토 법칙, 또는 ‘2:8 법칙’이다. 두 번째는 크리스 앤더슨의 ‘롱테일 이론’인데, 20% 핵심 고객만이 아니라 80%의 비주류 고객의 구매력에도 주목할 것을 주문한다.

인도의 영웅 간디가 기차에 발을 막 올려놓는 순간 기차가 출발하면서 신발 한 짝이 기차 밖으로 떨어지자 간디는 재빨리 나머지 한 쪽 신발마저 밖으로 벗어 던졌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겨 이유를 묻자 간디는 “만약 철로 곁을 지나던 누군가가 신발을 줍는다면 한 짝보다는 한 켤레를 줍는 게 더 좋지 않겠소.”라고 말을 했다.

아르헨티나의 골프선수 로베르토 드 빈센조는 골프경기에서 승리하고 상금으로 수표를 받아들고 나오는데 한 여인이 아이가 중병에 걸렸는데 돈이 없어 치료도 받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다며 하소연하자 수표를 그 여인에게 건네주며 아이가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일주일 후 친구가 찾아와서 그 여인은 사기꾼이라고 알려주었다. 빈센조는 “그렇다면 죽어가는 아이가 없다는 것이 사실이야?”라며 가슴을 쓸어내리며 “일주일 동안 들은 소식 중 최고의 희소식일세”라고 말했다.

간디의 신발이나 빈센조의 수표는 모두 이미 지불한, 그리고 다시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이다. 자신이 이미 잃은 것에 대해 너그럽게 포용하는 자세가 바로 매몰비용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다. 분명한 것은 일의 비용과 수익을 고려해야지 과거에 이미 발생한 비용을 함께 포함시켜 고려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제 경제학은 단순히 학문이 아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교양이며, 삶이며, 지혜인 것이다. 이 책은 경제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부터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과 직장인들에게 지혜의 눈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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