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머무는 곳에 인생이 있다 - 최민식 포토에세이
최민식 지음 / 하다(늘품플러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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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서 여행을 한다. 여행은 멋진 경험이었고 여행이 나에게 주는 의미는 아주 특별하다. 지난 5월에 태국 파타야로 여행을 다녀왔다. 화창한 햇살과 해변, 훌륭한 저녁과 와인,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즐기는 산책은 편안하고 설레는 경험이었다. 아내와 함께 해변에 누워 있으면 지상 낙원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여해의 추억들을 사진으로 담는다. 그리고 도서를 읽기도 하고 일에 관한 계획도 정리하다 보면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한 것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리고 마침내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오면 새로운 아이디어와 강렬한 에너지로 충만한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대한민국 1세대 다큐멘터리 사진 최민식 작가의 포토에세이집이다. 최 작가의 작품과 함께 그가 의미있게 생각하는 사진으로 그만의 시선이 담긴 글이 함께 실렸다. ‘한국전쟁 당시 차가운 주검이 된 아들을 발견하고 통곡하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 ‘빵 한 조각 때문에 죽는 아이들을 생각해 달라’는 테레사 수녀, ‘나치가 폴란드에 세운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의 가스 처형실의 100만 명이 넘는 유대인 학살’, ‘1957년 부산, 영도에 5만 호에 이르는 판자촌’. 몽골, 로마, 네팔 등 외국 도시의 서민과 노동자들의 모습까지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의 모습을 실었다.

책에는 최 작가의 작품 외에도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 피카소, 이중섭 등을 비롯한 세계적인 유명 화가들과 발레르만츠, 유진 스미스, 브레송 등 유명 사진작가들의 사진을 함께 실어 작품과 인물의 해석도 담아 사진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도 함께 담아 많은 도움을 준다.

군사정권 시절에 헐벗고 굶주리며 소외당하고 세상의 관심에서 비켜서 있는 서민들만 찍는다는 이유로 모든 작품을 압수당하기도 하고 여권을 빼앗기는 탄압을 받았지만, 뜻을 굽히지 않고 ‘사람들의 일상’을 쫓았던 노 작가의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길 한복판에 앉아 신문 뭉치를 안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다리 사이로 어딘가를 응시하는 장애인의 모습을 담은 ‘부산 1967’(30쪽)이라는 사진을 보면 사진 속 주인공의 시련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옆의 ‘시련은 인격을 단련시킨다’에 수록된 “대장간의 쇠도 수없이 망치로 두들기고 단련시켜야 쓸모 있는 연장이 되듯, 인간도 시련을 통해 보다 성숙해지는 것”이라는 내용의 글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존 번연도 투옥되어 고난을 받을 때 감옥 안에서 자신을 새롭게 자신을 새롭게 인식하면서 하나님에 대한 찬미의 표시로 <천로역정>을 썼다고 한다. 그가 시련을 겪지 않고 평범한 삶을 살았다면 이런 훌륭한 문학작품을 남기지 못했을 것이다.

2007년 부산의 한 어시장에서 좌판에 생선을 올려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여인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에 붙은 글은 현실 이해의 길잡이로서 서민의 목소리를 사진을 통해서 담아내는 작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오랫동안 군소리 않고 묵묵히 일하는 가난한 서민들. 그들을 대변할 사진가가 있는가. 사회 정의를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작가다운 투쟁을 서슴지 않아야 한다.” 작가는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는 서민들의 모습을 통해 지치고 외롭고 갈길을 잃고 헤매는 현대인들을 위로하고 삶의 지혜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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