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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요리하라 - 세계 최고 레스토랑 엘 볼리를 감동시킨 한 청년의 파란만장 도전 이야기
장명순 지음 / 미호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다른 사람의 성공 스토리를 읽는 것은 항상 재미있고, 흥미로운 일이지만, 이 책의 성공 스토리는 뭔가 달랐다. 예전 다른 사람들의 성공 스토리, 예를 들어 스티브 잡스의 성공 스토리는 나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시대에 태어났어야 가능한 스토리였다. 근데 이 스토리는 좀 다르다.
이 책은 혼자 저녁밥을 지어먹으며 요리사의 꿈을 키우던 한 고교생이 처음 요리사가 되기로 결심했던 순간부터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요리를 했던 이야기, 세계 곳곳을 돌며 보고 느꼈던 것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등 파란만장했던 그동안의 여정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17세부터 요리를 시작하여 각종 요리 대회에서 1, 2등을 차지하며 요리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던 저자는 군제대 후 자신의 멘토가 될 만한 세계적인 셰프들을 만나보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배낭 하나를 둘러메고 10개월 동안 21개국을 돌면서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12곳을 탐방한 그는 2년 치 식사 예약이 밀려 있는 스페인의 엘 불리 앞에서 텐트를 치고 시위 아닌 시위까지 벌이면서 우여곡절 끝에 분자요리의 대가 페란 아드리아를 만나 답을 얻었다. 여행을 마친 후, 독특한 동영상 이력서를 제작해 열정적으로 프러포즈했고, 결국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슐랭 별 셋의 스페인 레스토랑 셰프 엘 불리를 만나 요리사로, 인간으로 한 걸음씩 성장해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담았다.
전 세계 수백 수천의 요리사들이 단 하루라도 좋으니 엘 불리에서 일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엘 불리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수천 대 일의 경쟁을 뚫고 얻어낸 행운이다. 저자는 “내가 엘 불리에 입성한 것은 정말로 말도 안 되는 행운이었다. 물론 이 곳에서 일할 기회를 얻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더더욱 힘든 것은 하루에 감당해내야 할 노동시간이다. 보통 12시간 이상 일을 한다. 점심시간 30분을 제외하고는 단 1초도 한눈 팔 수가 없다. 그렇게 3개월가량을 달리고 앉았다 일어서고, 들고, 나르고, 자르다 보면 무릎과 손가락 마디마디에 물이 차올라 삐걱대는 소리가 난다. 전에도 후에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나의 작은 일상 혹은 작은 몸짓들이 꿈을 요리하고 싶은 친구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어주고 싶었고, 한국인의 근성을 가지고 세계로 미래로 향할 준비를 했으면 한다.”고 말한다.
무지개를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가 내려야 한다. 비에 젖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결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 지금의 현실에 비명을 지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한마디 보태고 싶다. 라브뤼에르의 말을 빌린다. ‘시간을 최악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늘 부족하다고 불평하는 데 일인자이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라는 말처럼 꿈 또한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수많은 도전과 모험으로 참고 인내해야 꿈이 현실이 되는 것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그의 도전인생의 땀방울이 페이지마다 배어있다. 어떤 요리 드라마보다 흥미진진하고 생생한 교훈을 담고 있는 이 책이 젊은이들에게 큰 도전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