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릴리언의 위대한 선물
지미 카터 지음, 에버리치홀딩스 편집부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엄마를 부탁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친정엄마’, ‘친정엄마와 2박3일’, ‘애자’ 등 엄마를 소재로 한 소설, 연극, 뮤지컬, 영화 등이 잇따르고 있다.

이 책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평생에 걸쳐 평화와 봉사의 삶을 살았던 자신의 어머니(릴리언)에게 바치는 사모곡(思母曲)이다. 그는 1977년 제39대 미국 대통령 취임 기자회견에서 “나를 키운 어머니부터 만나 보라.”며 지미 카터가 1977년 제39대 미국 대통령으로 백악관에 들어간 날 몰려든 기자들에게 카터는 "내 어머니부터 만나보라"며 일흔아홉의 릴리언 카터 여사를 소개했다. 카터는 자신의 어머니 릴리언에 대해서 “지금껏 나의 어머니보다 경이로운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책에는 열아홉에 간호사가 되어 애틀랜타 병원에서 근무하다 얼 카터와 결혼해 아이들을 키우면서 있었던 릴리언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카터 전 대통령의 정감 어린 시선으로 그려져 있다.

릴리언은 인종차별이 심했던 미국 남부에서 4남매를 키우면서 가난한 환자들을 돌보고 흑인 이웃들과 격의 없이 지내며 평등과 사랑을 실천했다. 아들이 대통령이 되기 전 일흔을 앞둔 나이에 평화봉사단원으로 인도에 파견돼 나병환자를 보살피기도 했다. 아들이 대통령이 된 후에는 정부에서 보건분야 위원회에 참여하기도 하고 미국 조문단 대표로 각국을 순방하는 등 미국의 어머니로 존경받았다.

자녀들은 어머니를 닮고 어머니의 교육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맹모삼천지교라고도 하는 사자성어는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를 교육시키기 위하여 묘지, 시장, 학교 부근으로 세번 집을 옮겼다는 뜻이다. 지미 카터도 어머니 릴리언은 세상에 없지만 자신의 어머니가 살았던 삶을 그대로 재현하며 살아가고 있다.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점도 그의 어머니 릴리언을 연상시킨다. 릴리언은 미국 평화봉사단 역사상 가장 나이 많은 단원으로 인도에서 나병환자들을 돌보며 2년간 봉사활동을 펼쳤다.

릴리언이 인도로 가게 된 상황을 지미 카터는 이렇게 회상했다. 예순여덟 살의 릴리언이 아들들에게 불쑥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었다. 어머니를 누구보다도 잘 알았던 작은아들 빌리는 “또 무슨 일을 벌이려는 것이냐”고 물었다. 릴리언은 “나이는 장애물이 아닙니다”라는 구호를 내건 평화봉사단 자원봉사자 모집 광고를 보고 당장 지원서를 썼다고 밝혔다. 이때 지원서에 적어넣은 릴리언의 요구사항은 덥고 사람들의 살빛이 검고 간호사의 도움이 필요한 나라에 보내달라는 것뿐이었고, 릴리언은 인도로 파견됐다. 릴리언은 생전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성경에 ‘가난한 자를 도우면 백배로 갚아주신다’는데 나는 천배로 돌려받았습니다.”

흔히들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위대하다’고 말한다. 평생 아들 다섯을 낳아 키우시느라 고생하신 어머님, 가난하고 거칠고 힘든 세월, 참 생활력 강하게 한시도 쉬지 않고 고된 농사일과 마주하며 성실하고 바르게 살아오신 어머니는 나에게 역시 가장 위대한 스승이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이 책을 읽으니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생각이 난다. 오늘도 아들을 위해 기도하시는 어머님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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