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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럿 브론테의 비밀 일기
시리 제임스 지음, 노은정 옮김 / 좋은생각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샬럿 브론테가 쓴 ‘제인 에어’를 원작으로 한 영화를 보고 많은 감동을 받은 적이 있었다. 심술궂은 외숙모 아래서 자라난 고아 제인 에어. 정렬적이면서도 자기 주장이 강한 제인 에어는 기숙학교를 졸업하고 한 귀족의 가정교사로 들어간다. 제인 에어는 저택의 괴팍한 주인 로체스터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에게 미친 부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결국 그곳을 떠난다.
어느 날 문학계를 흥분시킬 위대한 발견이 이루어진다. 아일랜드의 한 농가 지하실에서 백년도 훨씬 전의 샬럿 브론테의 일기가 발견된다. 시대를 초월하여 인정받는 빼어난 소설을 쓴 샬럿 브론테가 남긴 500여 통의 편지를 바탕으로 19세기 영국에서 살았던 작가의 인생을 재구성해 그녀의 꿈과 사랑, 그리고 문학에 대한 열정이 들어 있었다. 할리우드에서 드라마와 영화 작가로 일해온 작가는 현장답사와 수년에 걸친 자료 조사, 여기에 상상력을 더해 샬럿 브론테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되살려냈다. 샬럿 브론테와 그 자매들의 열정적인 삶과 달콤한 사랑 이야기는 물론, <제인 에어>의 탄생 비화까지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의 배경은 19세기 영국이다. 샬럿 브론테가 살던 시대를 모태로 하여 매우 아름답고 매력이 있다. 신사와 숙녀, 턱시도와 드레스, 그리고 낭만적인 사랑, 파티, 청혼……. 겉으로는 아름다운 나날이 이어졌으나, 사실 여자에게는 녹록지 않은 시대였다. 이런 시절에 스물아홉의 샬럿 브론테는 좀 다르게 살아 보기로 한다. 비록 시골 노처녀로서 가난하고 게다가 어떤 건방진 목사보의 말로는 ‘못생긴’ 외모까지 두루 갖췄으나(?), 그녀에게는 신붓감 말고 작가가 되고 싶은 꿈을 가졌다.
글쓰기에 대한 순수한 열망과 오랜 동안 갈고닦은 빛나는 실력을 갖춘 그녀는 고지식한 아버지를 어렵게 설득해 더 교육을 받고, 책을 탐독하고, 어렵게 종이를 구해 글을 써 나갔다. 급기야 두 여동생들과 의기투합해 남자인 척하고 ‘벨 형제들’이란 가명으로 시집을 출간하고, 각각 소설까지 펴낸다. 그리고 <제인 에어>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간절히 원하던 대로 작가로서 대성공을 거둔 샬럿 브론테가 죽어라 일만 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그녀는 아버지의 목사보로 있는 니콜스 씨와 얽히고설키며 조금씩 사랑을 만들어 간다. 소설 <샬럿 브론테의 비밀 일기>는 샬럿 브론테가 시대와 운명을 거슬러 열정적으로 일과 사랑을 쟁취해 가는 7년의 세월을 그리고 있다.
실력과 노력으로 두 마리 토끼를 사로잡은 샬럿 브론테의 이야기는 현재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평범하게 일생을 보낼 뻔했던 샬럿 브론테라는 여성의 자전적인 이야기인 동시에, ‘일’과 ‘사랑’에 대한 고민과 이를 용기 있게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 성공담이자 성장담인 이 이야기는 여자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 책은 자녀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은 부모들이 선물하는 책 1위로 꼽힐 만큼 미래를 꿈꾸는 젊은 청소년들을 위한 필독서이기도 하다. 또한 이 소설은 고전 문학은 지루하다는 선입견을 가진 독자들조차 이것이 매우 긴 장편소설이라는 사실을 깜빡 잊어버릴 만큼 흥미진진하며 재미가 뛰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