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될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꿈꿔라

무엇이 될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꿈꿔라 - 용기 있는 어른 김수환 추기경이 청소년들에게 남긴 메시지 ㅣ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12
김원석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3월

얼마 전에 <김수환 추기경 당신이 그립습니다>라는 책을 읽었던 적이 있다. 그 책을 통해서 그가 하나님과 함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하느님을 말하는 자가 있고, 하느님을 느끼는 자가 있다. 하느님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지만, 그 존재로서 지금 우리가 하느님과 함께 있음을 영혼으로 감지하게 하는 이가 있다. 우리는 지금 그러한 이를 잃은 슬픔에 젖어 있다. 그 빈자리가 너무나 크다. 그 분이 그토록 사랑한 이 나라, 이 아름다운 터전에 아직도 개인 간, 종파 간, 정당 간에 미움과 싸움이 끊이지 않고 폭력과 살인이 아무렇지도 않게 저질러진다. 이러한 성인이 이 땅에 계시다가 떠났는데도 아직 하느님의 나라는 먼 것인가.”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추모 열기는 여전하다. 그는 부와 권력을 가지지 않았지만, 종교적 지도자로서 한국 역사에서 길이 남을 ‘시대의 어른’으로 뭇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이 책은 종교 지도자를 넘어 진리와 정의와 사랑의 가치를 실천한 영원한 롤모델, 김수환 추기경의 이야기를 통해 리더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진정한 시대의 지도자’로서 용기와 균형과 섬김의 리더십을 제시한 책이다. 그는 한마디로 말해 소탈하고 검소하다. 자신보다 남을 더 위해서 사시는 분이셨다. 남을 더 배려하셨고. 그리고 예수님을 가장 많이 닮은 사람이었다.

김 추기경은 어떻게 큰 인물이 될 수 있었는가? 무엇보다 그는 용기가 있었다. 일제 때 다녔던 예비신학교에서 황국신민을 거부하다 퇴학 전까지 갔고, 강제 징집된 일본 군사 훈련소에서도 일본을 정면 비판해 곤욕을 치렀다. 다른 신부들의 말처럼 그는 가슴에 불을 품고 있었다.

그는 리더십의 또다른 요소인 ‘균형’과 ‘섬김’을 가지고 있었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지만 종교인으로서 지켜야 할 선을 넘지 않았다.

우리나라가 군부 독재자 시절에 언론이 침묵하고 있을 때 그는 목숨을 걸고 이들을 정면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신부들이 사제의 의무인 본당과 목회를 저버리는 행동은 분명히 반대했다. 젊은 신부들에게 비판받기도 했지만 이는 뒷날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르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그는 어린 시절에 가난한 생활을 했고, 징용으로 끌려가기도 했고, 전쟁을 경험하기도 했다.그래서 그는 소외된 이웃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는 47살 나이로 당시 최연소 추기경에 올랐지만 그는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소외된 이들을 몸소 찾아다녔다. 권력에 맞서 정의를 외치면서도 이웃을 섬기는 그의 일관된 삶이 아직도 우리가 김 추기경을 잊지 못하는 까닭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명동대성당 복도에 걸려있는 <말 한 마디>라는 제목의 시를 소개한다. “부주의한 말 한마디가 싸움의 불씨가 되고, 잔인한 말 한마디가 삶을 파괴합니다. 쓰디쓴 말 한마디가 증오의 씨를 뿌리고, 무례한 말 한마디가 사랑의 불을 끕니다. 은혜스런 말 한마디가 길을 평탄케 하고, 즐거운 말 한마디가 하루를 빛나게 합니다. 때에 맞는 말 한마디가 긴장을 풀어주고 사랑의 말 한마디가 축복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