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몰입 - 가우스 평전
후베르트 마니아 지음, 배명자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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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수 천 년에 달하는 수학의 역사 전체를 돌아보면 수없이 많은 천재수학자들이 있었지만, 그 중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명성을 얻은 위대한 천재 수학자를 한명 꼽자면 독일의 위대한 정신으로 손꼽히는 카를 가우스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가우스는 수학뿐 아니라 물리학, 측지학, 천문학에 이르기까지 ‘과학’의 다양한 영역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그의 별명인 ‘수학의 왕’ 만 보더라도 그가 수학에 있어 어떠한 영향력을 끼친 수학자인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가우스의 업적을 따라 '수(數)'를 통해 지식이 목표가 아니라 지식을 배우는 과정, 즉 지식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큰 즐거움이라는 사실을 이야기 해 주고 있다.

가우스는 벽돌공의 자녀로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다. 또한 그의 아버지는 아들인 가우스가 자신의 가업을 잇기를 원했기 때문에 수학 교육에 대해 아무런 지원도 하지 않았지만, 후에 가우스는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의 지원으로 수학공부를 할 수 있었다. 가우스는 어릴 때부터 뛰어난 천재성을 드러냈는데,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일화는 그가 10살 무렵에 학교에서 선생님이 내준 1부터 100까지의 합을 구하라는 문제를 또래 아이들과는 다르게 등차수열의 합을 구하는 방법과 같이 계산한 것이다.

가우스는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의 도움으로 괴팅겐 대학에서 공부하였는데 이 때 몇 가지 중요한 이론들을 연구하였고, 변의 개수가 페르마 소수인 정다각형은 컴퍼스와 자만으로 작도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이기도 하였다. 또한 이 발견은 언어학을 연구하려던 가우스를 수학을 연구하도록 돌려놓은 계기가 되는 수학사 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발견이었다.

이 책의 저자 후베르트 마니아는 천재 과학자의 개인사와 '프랑스 혁명' '산업화' 등 급격한 변화를 겪던 당시세계 역사를 함께 묘사하고 있다. 이는 세계사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던 한 학자의 우직한 삶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그는 가우스를 현 시대로 다시 불러내어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그 과정이 얼마나 큰 기쁨을 가져다 주는지 깨닫게 해줄 뿐 아라 뜨겁고 열정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희망을 품게 만든다. 이 책은 세계적인 위인이자 우주적 천재라고 불리면서도 제대로 알려진 적이 없는 천재 수학자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의 열정적인 삶을 재조명하고 있다.

가우스의 수많은 업적은 천재라서 이룬 게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신동으로 불리기는 했지만 평범한 모든 사람처럼 실패로 고뇌하기도 하면서 수고와 노력으로 하나씩 이루어나갔다. 굳이 비범한 면을 찾자면 학문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몰입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느낀 것은 가우스는 돈에 욕심을 내지도 않았고, 다른 사람들과 경쟁에서 이기려고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알아가는 기쁨에 큰 의미를 부여했을 뿐만 아니라, 그에게 있어 삶의 즐거움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를 세상에 드러내놓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수학적 천재로 널리 알려진 가우스의 삶을 통해서 우리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앎’이 아니라 ‘뜨거운 몰입’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평생에 한 번쯤 후회 없이 뜨거워지는 경험!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자기 분야에 몰입하게 된다면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잇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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