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도 부처님도 기뻐하는 과학
강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에서는 누구든지 쉽게 읽을 수 있는 교양 과학책이 많이 출간되었다. 쉽게 읽는 책을 만들다 보니 내용이 얕아지고 설명방식도 매우 지루해졌다. 그러니 독자들은 점점 교양과학을 읽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면 전문적인 학술서를 일반인들이 읽을 수는 없을까? 기초적인 과학을 아름다운 시적 은유로 풀어낼 수는 없을까? 이러한 고민에서 저자인 상명대 화학과 강상욱 교수는 [예수님도 부처님도 기뻐하는 과학]을 쓰게 됐다고 집필 동기를 밝힌다. 대한민국 최연소 남자교수로 화제를 모았던 젊은 과학자가 종교의 가르침을 화학 이야기로 풀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화학 원소가 137억년 전 빅뱅에서 나온 것임을 들어 우주와 나는 하나이고 우리 모두는 형제라는 깨달음을 뒷받침하는 식으로 과학을 통해 종교의 지혜를 전한다.

이 책의 각장은 성경이나 불경 구절로 시작한다. 종교의 가르침과 자연 법칙이 통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저자는 성경의 마태복음 12장을 인용하면서 ‘예수님이 우리 모두가 형제다.’라고 말한 부분을 인용한다. 그리고 이것을 단지 2000년 전에 예수라는 사람이 발언한 말로 간주하지 않고 그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뼈와 살, 장기와 피가 모두 화학원소로 구성돼 있고, 그것들이 우리의 삶과 죽음을 따라 순환하고 있다. 즉, 몸을 이루기 위해 연결돼 있던 화학원소들이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고, 그것들이 모여 다시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종교가 인간에게 전하는 가르침은 과학이 자연에서 관할하는 현상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것이다.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라는 성경 구절은 이온의 환원 원리와 연결한다. 환원은 에너지 전위가 높은 이온, 다시 말해 전자를 받으려고 안달이 난 이온부터 먼저 일어난다. 간절히 바라면 된다는 화학적 증거다. 연꽃은 불교에서 깨끗함의 상징이다. 저자는 연잎이 물에 젖지도 더러워지지도 않는 이유인 연잎 표면의 나노 돌기를 설명하면서 "고운 연꽃처럼 더러운 것을 받아들이지 말라"는 법구경 구절을 인용한다.

종교란 깊이 알수록 참으로 신기하고 우리 현대인들에게는 꼭 필요한 정신적 안식처이며, 어떠한 신념이나 실천의 일정한 틀이다. 이러한 신념이나 실천에 의하여 어떤 집단이나 개인은 의미, 고통, 의, 부정의 의 궁극적인 문제를 선정하거나 이상의 제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도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명시하며 논리를 전개시키는 것이다. 종교는 인간 영혼의 가장 깊은 심연과 접촉하고 사상을 지배하며 감정을 자극하는 동기 유발적 행동양식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종교의 탁월한 의의와 놀라운 감화력을 부정할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여러 종교가 신에 대한 정의와 죽음에 대한 해석의 차이 때문에 종교간에 벽이 존재한다. 예수님의 ‘사랑하라’는 말씀과 석가모니 부처님의 항상 ‘자비를 베풀면서 살라’는 말씀은 결코 충돌할 수 없다. 또한 과학이 종교와 갈등하고 충돌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종교가 인간에게 전하는 가르침은 과학이 자연에서 관찰하는 현상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종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서 종교를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 저자는 오늘날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불행한 많은 문제들을 과학자로서 바라보면서, 깊은 고뇌와 연구 속에서 종교와 과학은 인류를 위해 대립적인 관계에 있지 않다는 것을 밝히면서 종교와 과학은 상호 보완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타종교에 대해 편협한 마음을 가졌던 것을 이제 넓은 이해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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