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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태 망태 부리붕태 - 전성태가 주운 이야기
전성태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성태 망태 부리붕태>
<성태 망태 부리붕태>는 이 책의 작가인 '전성태'의 이름에서 따온 별명인데, 어린시절 한 동네에 살던 할아버지가 지어준 별명이다. 그 할아버지는 마을 아이들의 이름을 다 외울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별명을 지어주었는데 공식이 있었다.
작가는 이 책의 이야기들을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주운 이야기'라고 했다. 일상에서, 어린시절 기억에서, 혹은 길에서 주운 이야기들이라고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동생을 업고 동네 아주머니들을 찾아가서 “젖 좀 줘요.” “꼭 갚을게요. 젖 좀 줘요.” “쳇, 니까짓 게 뭔 수로 갚어야?” “우리 엄마가 젖이 많은게 꼭 갚어 줄게요.”하고 젖동냥을 하고 다닌 이야기, 나무하러 갔던 어머니가 새 한 마리를 잡아 주었을 때 “이름이 뭐댜?" “....자지 물어갈 새제 뭐겄냐.” 는 이야기, 동네의 공용 바리캉을 빌려와 머리를 깎다가 머리가 통째로 뽑히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니 아버지는 내 손에 동전 200원을 쥐어 주었다. 당시 어린이의 이발 비용은 500원이었다. 나는 어이없다는 듯 아버지를 다시 쳐다보았다. “반만 깍아주고 제값을 다 받으면 그 이발사는 도둑놈이제,”하던 아버지의 셈법 이야기 등 이런 이야기들을 싣고 있다.
책을 한권 읽으려고 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읽어야 내용을 알 수 있는데 이 책은 한편 한편이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단편으로 되어 있어서 그저 시간이 날 때 한편씩 읽어도 좋은 책이다.
작가의 이야기는 바로 나의 어린시절 이야기였다. 그 일들을 겪었던 당시에는 절망과 고통스러운 삶이었지만 그 기억들조차 아름다운 추억으로 바꿔버린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서 잔잔한 감동이 물밀듯 솟아나오게 하여 복잡한 세상을 고달프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청량제의 역할을 한다.
이야기와 함께 웃고 울다 보면 잃어버렸던 이야기에 대한 감각이 삶의 어디쯤에서 슬며시 나타난다. ‘그래, 이런 게 삶인데 말야.’ 하는 생각이 흘러나온다. 50대의 나이가 되니 자신의 경험담을 담담하게 풀어가는 <성태 망태 부리붕태>와 같은 책에 더 마음이 가는 것은 인생을 많이 살았다는 것일까?
힘든 세상살이를 살고 있는 모두에게 <성태 망태 부리붕태>는 웃음과 희망을 한 아름 안겨주게 될 것이다. 웃으면 복이 오고, 치료가 된다고 일부러 웃으려고 애쓰는 현대인들이 꼭 읽어야 하는 필독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