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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탄생 - 량치차오의 국민국가 건설 분투기
정지호 지음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6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미국과 중국은 세계 패권을 두고 보이지 않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에 맞서면서 글로벌 영향력을 높이려는 중국, 중국의 탄생과 근현대사를 알아보고 지금의 중국을 이해해 보고 싶었다. 그래야 중국의 미래를 가늠해보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과연 중국은 미국의 상대가 될 저력이 있는 것인가?
21세기 ‘중국의 부상(또는 위협)’은 오늘날 세계를 재구성하는 중요한 국면 중 하나다. 우리는 이를 역사적 관점에서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 책은 명청사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동양사학회와 중국 근현대사학회 회장인 경희대 사학과 정지호 교수가 량치차오의 역사관, 경제관, 재정관, 제국론, 국성론을 비롯해 근대 국민국가의 기본 요소인 국적법과 중국 동북지역에 거주하던 조선인의 법적 지위 문제까지 체계적으로 고찰한 량치차오의 사상에 대한 중요한 안내서일 뿐만 아니라, 중국의 과거와 현재, 나아가 미래까지, 그리고 동아시아의 근대화를 이해하는 가이드가 될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량치차오는 근대 국민국가를 건설하는 데 있어 역사의 주체로서 민족을 부각시켰다.”고 하면서 “그가 구상한 ‘대민족주의’는 혈통, 언어, 풍속과 같은 객관적 요소를 초월해서 “나는 중국인이다” 혹은 “나는 중화민족의 일원이다”라고 스스로 자각하는 ‘민족의식’의 발현을 통해 구현되는 근대적 의미의 민족관념을 제기하였다“(p.49)고 말했다.

량치차오의 근대적 역사 서술과 국민국가는 ‘신사학(新史學)’을 통해 역사 기록을 계몽·정치적 목적의 도구로 재구성하고, ‘대민족주의’로서 민족의식 기반의 국민국가 형성을 지향한 담론으로 정리된다. 량치차오는 전기문 『리홍장』에서 전통적 열전 체재를 벗어나 분장·도표·문건 수록과 서술·평론의 혼합을 통해 시대와 인물의 관계를 분석하는 신식 평전 체재를 시도했다. 그의 사상의 핵심은 ‘新民思想(신민사상)’으로 집약되는 계몽주의이며, 정치·사학·문학 전반에서 국민계몽과 국가근대화를 목표로 삼았다.

이 책을 읽고 느낀 것은 량치차오의 경제개혁안은 ‘국민경제의 경쟁 시대’를 전제하고, 국가의 존망을 군사력보다 국민경제 역량으로 판단하며, 중국의 ‘국민국가’ 형성 과정에서 경제를 핵심 축으로 재정비하려는 실천적 제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량치차오는 20세기를 ‘국민 경제의 경쟁 시대’로 규정하고, 국가의 힘을 경제 역량에 두는 관점을 제시했다. 그의 경제·재정 개혁론은 단기 처방이 아니라 ‘국민을 경제 주체로 상정한 근대 국가 구상’의 일부로 설명된다.

량치차오는 ‘국성’을 혈통이 같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언어와 사상을 공유하는 가운데 부지불식간에 형성된 ‘무형의 신조’라고 한다. 그는 이 ‘국성’을 견고하게 진전시켜나가기 위해서는 국가의 구성원인 국민의 일체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오늘날의 국가는 예전과 달리 “단일민족이 단일국가를 구성한다”는 방침하에 국민을 일체화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근대 중국 국민국가 형성의 사상적 기반을 탐구하면서, 량치차오의 사유와 실천을 정치사상, 경제 구상, 법과 국적, 제국과 민족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기에 우리나라 역사와 깊이 관련된 중국 역사에 관심이 많은 저로서도 량치차오를 깊숙히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우리가 현재의 중국이 이루어진 과정에 대해 별로 알지 못하면서 중국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