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게 화낼 일인가? - 우리는 누구나 더 나은 방향으로 감정을 길들일 수 있다
박기수 지음 / 예미 / 2026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분노가 일상이 된 시대다. 아주 작은 일에도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면서 폭발하곤 한다. 나만 소중하다는 억지와 무차별적 폭력으로 이렇게 분노가 동시다발적으로 표출된 적은 없었을 것이다.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의 공포감은 우리 사회를 점점 경직되게 만들고, 사람과의 관계를 단절시키고 있다. 한마디로 휴머니티의 결핍 시대이다.
공교육을 굳건히 지키려 했던 선생님들도, 가족과 함께 여유롭게 쇼핑을 즐기는 우리 이웃도 일방적 분노의 희생자이다. 최근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 사고들은 분노와 무관하지 않다. 이처럼 작금의 시대는 분노의 시대인데도 우리는 정작 그 분노에 대해 제대로 질문해본 적이 있을까.
이 책 <이게 화낼 일인가>는 한국일보 사회부 기자로 활동하던 중 정부 부대변인직 제안을 수락하며 공직에 10년 넘게 재직하며, 2019년 말 코로나19 확산 당시에는 메르스 대응 경험을 바탕으로 방송을 통해 대중과 소통했다. 기자·공무원·교수로 30년간 쌓은 경험을 토대로 삶과 감정에 대한 성찰을 전한다. 저자는 화를 생존의 도구로 사용했던 인류의 진화 과정부터 뇌의 신경·호르몬 작용, 사회적 학습과 문화적 규범, 디지털 환경이 만들어낸 집단 분노까지 폭넓게 짚는다. 화는 의지의 실패가 아니라, 구조와 환경이 만들어낸 반응일 수 있다는 점을 차분히 풀어낸다.
이 책은 또 가족 관계, 직장, 온라인 공간 등 현대인이 분노를 가장 자주 경험하는 장면들을 다루고 있는데, 구체적 사건을 나열하기보다, 왜 그런 상황에서 화가 증폭되는지 구조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화를 줄이기 위한 해법 역시 단기적인 감정 조절 요령이 아니라, 수면·운동·호흡·생활 리듬 같은 건강한 습관과 사고의 전환을 중심에 둔다. 감정을 다스리는 일은 결국 삶의 구조를 바꾸는 문제라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화를 내는 건 나쁜 것’이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다. 학교에서, 회사에서. 심지어 가족 간에도 분노는 금기어였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어땠는가? 많은 사람은 속에서 끓는 감정을 누르다 못해 ‘폭발’하거나,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척하다가 관계를 단절하는 선택을 한다.
분노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감정 중 하나다. 공포, 기쁨, 슬픔처럼 누구에게나 생기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감정을 '나쁘다'고 단정 짓고, 억누르는 법만 배웠다. 문제는 이 감정을 억지로 누르다 보면 결국 그 압력이 다른 방식으로 새어나간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방식은 대개 파괴적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화를 참으라고 훈계하지도, 무작정 내려놓으라고 권하지도 않는다. 대신 분노가 올라오는 순간, 한 박자 멈춰 서서 묻자고 제안한다. '지금의 화는 어디서 왔는지?', '과연 나의 선택이었는지?'를 말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화를 다스리는 세 가지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첫째는 감정을 인식하고 인정하기이다. 화를 조절하려면 먼저 자신이 화가 났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둘째는 즉각적인 반응을 피하고 한 박자 쉬기이다. 화가 날 때 바로 반응하면 후회할 말을 하거나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셋째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이다. 화를 유발하는 상황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감정이 누그러질 수 있다. 화를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어쩌면 더 잘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이 책은 담담하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