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연은 포기하지 않는다 - 극한의 동식물에게 배우는 살아갈 용기
이원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간은 극한의 상황에서 과연 어디까지 견뎌내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심장까지 얼어붙게 만드는 영하 40도의 언 땅, 온몸이 녹아내리는 화염, 잠수함의 최대 잠항 깊이보다 더 깊은 바다, 산소가 희박한 높은 하늘, 공학의 지원 없이는 생존 불가능한 우주 공간,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동굴, 물 한 방울 구하기 어려운 건조한 사막, 말 그대로 극한의 환경에도 생명은 존재한다.
이 책은 남극과 북극 등 극지를 오가며 동물 행동을 연구하고, 펭귄을 비롯한 야생의 동물들에 관한 책을 출간한 바 있는 극지연구소 이원영 선임 연구원이 극한의 환경을 진화로 극복하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열여섯 종의 동식물들을 소개한다.
이 책에는 모두가 따뜻한 곳을 찾아 떠나는 추운 겨울에도 남극에 남아 바닷물에 몸을 녹이는 ‘웨델물범’, 4초씩 1만 번 하루 열한 시간을 쪼개 자며 추위를 견디는 ‘턱끈펭귄’, 산소가 거의 없는 8,000미터 상공을 숨을 참고 날아가는 ‘줄기러기’, 우주의 방사선을 툰 상태로 극복하고 지구로 돌아와 번식을 이어가는 ‘완보동물’, 동굴에 살면서 눈 대신 다른 감각을 진화시킨 ‘멕시칸테트라’ 등 지구의 가장 극한 환경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진화를 거듭해 삶을 지켜 가는 동식물들의 분투를 담았다.
한국에서도 바다를 뛰노는 동물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끔 마음속으로 그려 본다. 야생 펭귄을 보는 건 불가능하지만 물범이라면 가능하다. 특히 점박이물범은 우리나라 서해뿐만 아니라 남해와 제주도, 동해안에서도 종종 관찰된다. 가장 많이 출현하는 인천 백령도에는 매년 200~400마리가 찾아온다고 알려져 있다.
겨울철 평균기온이 영하 30~40℃에 달하는 북극의 혹독한 환경에서도 최상위 포식자로 살아남은 동물이 바로 북극곰이다. 그런데 북극곰의 터전이 조금씩 줄고 있다. 갈수록 더워지는 이상 기후 때문이다.
턱끈펭귄들은 아주 짧은 잠으로 많은 양의 잠을 잔다고 한다. “번식기 동안 4초씩, 하루 1만 번의 쪽잠을 자는 방식으로 살아간다.” 대체 이렇게 불편해 보이는 수면법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하면, 펭귄은 살아가는 환경에 있어서 오래 자는 것이 어려운 경향이 있다고 한다. 무리생활을 하는 펭귄은 보통 한 번에 수 천 쌍, 많게는 수백만 쌍이 한 번에 번식을 하며 둥지도 다닥다닥하게 붙어 있어 굉장히 시끄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스스로 바다를 건너지는 못하지만 바다가 그를 실어 나르게 만드는 대양의 히치하이커. 이 작은 게는 표류하지만 길을 잃지 않으며, 의지하지만 고착되지 않으며 바다에 적응했다.
사막은 생명에게 가혹한 시험대다. 태양 빛에 데워진 모래는 열기를 내뿜고, 비는 거의 내리지 않아 물을 찾기도 어렵다. 하지만 물을 거의 마시지 않고도 살 수 있는 동물이 캥거루쥐다. 캥거루쥐는 북아메리카 서부 사막에 사는 스물두 종의 설치류를 말한다. 몸무게는 약 35~180g, 몸길이는 10~20㎝ 크기의 포유동물로, 19세기 중반 멕시코 사막에서 처음 기록된 이래로 미국 서부에서 새로운 종들이 발견됐다. 이들은 긴 뒷발을 이용해 최대 2m까지 뛰는 모습이 캥거루를 닮아 ‘캥거루쥐’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이 기술을 이용해 포식자를 피해 재빨리 도망 다닌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살아남는다’는 목표 하나로 진화한 지구 끝 자연의 경이로운 생명력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았다. 지친 현대인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삶의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