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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는 뇌 - 최신 신경과학이 밝힌 평생 또렷한 정신으로 사는 방법
데일 브레드슨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5년 11월
평점 :

치매 환자와 함께하는 가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도대체 왜 집을 두고 나가 헤매실까?” “왜 자꾸 과거 집을 찾아가려 하실까?” 치매 가족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휴대폰 울림으로 누군가 정처 없이 헤매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시에서 배회 중인 ○○○씨를 찾습니다”라는 경찰청발 ‘안전 안내 문자’이다. 정처 없이 집 주변을 배회하거나, 길을 나섰다가 돌아오지 못하는 모습은 가족에게 큰 걱정과 불안을 안긴다.
얼마 전에 지인과 점심식사를 하고 헤어졌는데 저녁이 되도록 집에 오지 않았다고 연락이 와서 찾았더니 버스정류장에서 헤매고 있었다. 치매는 현대인이 두려워하는 대표적인 질병 중 하나이다. 언어능력이 떨어지고 낯선 곳에서 길을 찾지 못하며 갑작스런 성격변화와 충동 조절이 안 되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치매 초기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50년 이상 치매나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퇴행질환을 연구한 세계적인 권위자 데일 브레드슨 박사는 노화는 결코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며, 나이가 들면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는 통념을 최신 신경과학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반박한다.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신경퇴행질환은 과학적 이해와 생활습관 개선, 그리고 조기 개입을 통해 충분히 예방하고 지연시킬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되돌릴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이미 병이 진행됐다면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극복해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 더 나아가 뇌의 수명까지 연장할 수 있다. 저자는 수십 년간의 연구와 임상 경험을 집대성한 결과물로, 질병을 진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예방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건강하던 상태가 병든 상태로 전환되기 훨씬 전에 뇌의 노화를 방지하는 동시에 뇌 기능에 해가 되는 요소의 축적을 막는다면, 증상이 드러나는 수준까지 병이 깊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흔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똑같이 70세를 살아왔더라도, 어떤 이는 또렷한 기억력과 판단력으로 사회생활을 이어가고, 어떤 이는 벌써 치매 초기 증상을 겪고 있다. 나이보다 더 중요한 건,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가, 지금 무엇을 생각하는가”다. 뇌의 노화는 피할 수 없지만, 그 속도를 늦추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 책은 모두 1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부터 6장까지는 ‘뇌 기능의 핵심 요소’ 여섯 가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7장부터 14장까지는 건강한 장수 노인의 일곱 가지 특징과 건강하게 오래 사는 뇌를 위해 고려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그리고 식생활·운동·수면·뇌 훈련으로 크게 나눠 ‘더 젊고 더 현명한 뇌’를 갖기 위해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안한다.
이책은 ‘백 세까지 손상 없는 뇌’를 현실적인 목표로 제시하면서 장수 노인들의 사례를 단순히 축복의 결과로 보지 않고, 과학적으로 분석해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하도록 했다. 나이를 이유로 뇌 건강을 포기하던 시대는 끝났다. 중요한 것은 ‘왜 지금 시작해야 하는가’와 ‘지금 내 뇌는 어떤 상태인가’를 아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우리의 뇌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가이드 북이다. 나이가 들어도 사랑하는 자녀들의 이름을 부르고, 가족들과의 추억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삶을 원한다면 당장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