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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의지대로 살고 싶을 때 니체 - 진짜 나로 살아가게 하는 니체 인생 수업
양대종 지음 / 초록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의 삶의 여정은 순탄하지만은 않다. 삶을 살아가는 길에는 위기와 고난, 시험이나 시련이 누구나 있게 마련이다. 하나님께서 감당할 수 있는 힘을 주시고, 때로는 피할 길을 내시지 않으면 삶의 위기 앞에서 살 수 없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하나님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시험만 허락하시고 감당하지 못할 것은 피할 길을 내시고 감당하게 하시니 조금 고통스럽고 힘은 들지만 그래도 감사할 수 있다.
세상에 고통 없는 곳은 없다. 신체적이든 정신적이든 고통이 우리를 죽음 같은 절망으로 몰아넣을 때 상황을 피하지 말고 맞설 힘을 길러야 한다. 질병을 앓은 뒤 회복하면 몸이 더 단단해지듯, 시련을 통해 인간의 정신은 더 성숙해진다. 니체 역시 가장 힘든 시기를 견뎌냈기에 세계적 철학자의 명성에 걸맞은 작품을 남길 수 있었다. 칠흑 같은 어둠을 통과하지 않았다면 위대한 사유와 작품이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은 독일 훔볼트 대학 사회철학연구소 교수자격논문 집필연구원을 거쳐 현재 건국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양대종 저자가 니체의 도끼 같은 문장을 오늘의 언어로 바꿔, 지금 당장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실천적 철학으로 풀어낸다. “절망과 상처를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삶을 단련하는 스승으로 맞이하라”는 니체의 메시지를 쉽고 친절하게 전달하며, 고통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게 하는 인생 지침서다.
니체는 현대철학의 서막을 연 철학자로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의 글들을 읽어보면 철학자라기보다는 현자에 가깝다. 진리에 대해 논하기 보다는, 진리에 다가서는 사람, 진리에 다가서는 인생에 대해 논했다고나 할까. 어찌 보면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가장 현명한 대답을 내놓기 위해 고심한 철학자가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 니체는 “위기는 없애버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종류의 위기를 제거하려는 시도는 최고의 어리석음이라”고 했다. 어떠한 내적인 위기도 경험하지 못한 자는 평안한 삶을 살았을지 모르나, 니체는 천한 것으로 생각했다. 생명 전체를 보는 거시경제에서 불필요한 것은 없다. 크고 작은 위기가 생명의 진행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니체는 예고하기를 “필연적으로 도래하는 허무주의가 가장 큰 위기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니체는 30대 초반에 자신이 예순 살까지 지혜롭게 되기를 원한다고 한 말을 보면서 니체에 대해서 달리 생각하게 되었다. 니체는 수많은 학문을 차례로 습득해가며 해당 영역들 안에서 성장하고 그것들을 이해하고 또 그것들을 넘어서 볼 수 있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반드시 종교와 예술을 이해해야만 하고 그것을 넘어서야 현명해진다는 것이 니체가 그리는 평생교육이다. 타인의 교육이라기보다는 자신을 교육해 인류의 극점에 세우는 일이 니체가 삶을 흥미롭게 만드는 방식이다. 그가 철학뿐만 아니라 자연 과학을 비롯한 당대의 학문적 성과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부단히 노력한 일은 주지의 사실이다.
나는 은퇴 후에 삶의 의미를 잃고 허무감에 빠져 나 자신을 돌볼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은 “나 자신을 세우라”는 니체의 말을 통하여 타인을 위해 살아온 삶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어 뒤늦게나마 새롭게 시작할 용기를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