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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쇼펜하우어 ㅣ 열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 엮음, 홍성광 옮김 / 열림원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대인들은 나날이 복잡해지고 치열해지는 사회 속에서 누구나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어떤 사람은 잘 이겨내는 반면 어떤 사람은 우울증, 자신감저하까지 생기는 등 심각한 스트레스에 직면하게 된다. 이처럼 사람에 따라 스트레스에 다르게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트레스의 강도는 그 양도 문제가 되지만, 받아들이는 이의 성격 또는 태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대처하는가에 따라 좌우된다. 자신이 조절할 수 없을 정도의 강한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을 견뎌내지 못하게 되면 건강에 해가 되어 정신적·신체적 여러 가지 병이 생길 수 있다.
이 책은 국내에서 나온 다른 교양서들과 달리 쇼펜하우어의 나라 독일에서 기획하고 엮은 아포리즘 시리즈 가운데 첫 번째 책으로 쇼펜하우어의 266개의 문장을 엄선했다. 책에 수록된 아포리즘들은 간결하면서도 날카로운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어, 바쁜 일상 속에서도 짧게 읽고 곱씹을 수 있다.
쇼펜하우어는 비관론자가 아니라 자유분방한 정신의 현실주의자였다. 쇼펜하우어는 “스트레스와 절망, 불행, 심지어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대한 치료법은 다른 곳이 아니라 당사자 자신에게 있다”고 확신하면서 내면의 상태를 결정적인 요인으로 보았다. 그리고 가치의 기준을 타인에게서 구하지 말고 자신에게서 가져와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와 닿는 말은 “남의 견해를 반박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람들이 믿고 있는 불합리를 하나하나 설명하여 생각을 고치려고 한다면 므두셀라(창세기에 나오는 인물로 969세까지 살았음)만큼 오래 산다 해도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다. 또한, 이야기를 나눌 때 비록 호의를 갖고 있더라도 남의 잘못을 지적하는 말을 절대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기는 쉽지만, 사람을 바로잡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p.134) 라는 것이다. 필요할 때 해야 할 말을 하더라도, 굳이 불필요한 말로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할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을 평가하기 전에, 스스로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사람은 모두 완벽하지 않다.
쇼펜하우어는 “삶 자체가 고통이긴 하지만 삶에 대해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삶이 더 고통스러워질 수도 있고 덜 고통스러울 수 있다”고 하면서 “행복이나 불행에 대한 상상력은 모래성과도 같으므로 우리는 상상력으로 모래성을 쌓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만의 행복과 가치를 위해 살아야 한다는 쇼펜하우어의 말은 “자기 자신을 위해 붙인 촛불만이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빛난다”는 말로 이어지며 “모두를 위해 생각하고자 한다면 그대 스스로를 위해 생각해야 한다”는 타인을 향한 연민과 온정을 비춰낸다. 그는 단단하고 강한 자아에서 우러나오는 연민과 사랑을 최우선의 덕목으로 삼았다. 따라서 개인적인 목적이 아닌 객관적인 목적, 즉 공공의 목적을 추구하는 사람만이 위대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외부 환경을 통제할 수 없을 때에도, 내면의 주도권을 되찾음으로써 삶을 다시 살아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