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린 그림 찾기 - 차별과 편견의 경계에 갇힌 사람들
박천기 지음 / 디페랑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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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약자와 소수자가 겪는 불평등과 차별을 목격했을 때, 침묵은 방관이자 불의에 동조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양심적 지지는 불의에 맞서 목소리를 내는 용기를 포함한다. 이는 거창한 행동이 아닐 수 있다.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양심적 지지는 단순히 동정심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 공동체의 정의와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이다. 이는 양심이 개인의 내면적 가치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 책임으로 확장될 때 진정한 의미를 갖는다.

 

이 책은 1994KBS에 프로듀서로 입사해 교양, 정보, 다큐멘터리,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작해 왔으며, PD 연합회 정책실장, KBS 국제방송국장, 라디오편성기획국장, 아시아방송연맹(ABU) 프로그램 부위원장을 역임한 박천기 저자가 평소 장애인과 이주 노동자 등 우리 사회 소수자들이 겪는 일상적 차별에 관해 이야기해 왔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차별과 편견의 경계에 갇힌 사람들이란 부제로 차이와 차별 그 경계를 건너는 방법을 담고 있다.

 

모든 차이는 근원적으로 없애야 하는 것인가? 정말 그렇게 하는 것이 가능한가? 이 책에서 저자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경계를 무너뜨리는 힘이 아니라 경계를 건너는 지혜라고 강조한다. ‘차이에 대한 존중은 서로 다른 생각, 가치, 문화, 취향 등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이는 타인의 의견이나 삶의 방식이 자신과 다르더라도, 그 차이를 틀리거나 열등하다고 여기지 않고 평등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를 말한다.

 

과거에 왼손잡이는 정상에서 벗어난차별의 대상이 되면서 좋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시대가 많이 변화하면서 최근에는 왼손잡이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왼손잡이는 언어에서부터 차별을 당하고 있다. ‘오른옳다라는 말에서 나왔다. 영어의 라이트(right)’옳은, 정확한, 곧은등 긍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의 원형인 외다물건이 좌우가 뒤바뀌어 놓여서 쓰기에 불편하다를 뜻한다. ‘레프트(left)’역시 약한을 의미한다. 지금도 세상의 많은 것들이 오른손잡이에게 맞도록 만들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소리로 본다는 개념은 단순히 문학적인 수사(修辭)가 아니라 과학적 개념이자 실존적 의미를 지닌다.”고 하면서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시각장애인 1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응답자의 69%는 시각장애인이 정안인(正眼人)에 비해 소리를 더 잘 듣는 것이 아니라 소리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것이라고 응답했다.”(p.154)고 말했다.

 

차별차별의 감정은 조심스럽게 분리해서 판단해야 한다. 물론 차별의 감정이 좋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하지만 차별의 감정마저 부정한다면 차별이 주는 폐해마저 극복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차별의 감정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타자를 향한 시선은 자신과의 차이를 식별한다. 여기까지는 자연스러운 동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래도록 마음에 와 닿는 인상 깊은 구절은 차별차별의 감정은 조심스럽게 분리해서 판단해야 하며, 차별하는 자신을 무조건 단죄하기 전에 차별하고 싶은 자신차별하기 싫어하는 자신의 싸움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었다.

 

이 책을 다름과 틀림, 장애인 등 우리 사회 소수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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