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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
홍석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어른이 귀한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나이는 많지만 어른답지 못한 이들이 넘쳐나고, 젊지만 어른스러운 이들이 드물지 않다. 이는 어른이라는 존재가 단지 생물학적 나이로 환원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나도 나이 들다 보니 젊은이들이 ‘어르신’이라고 부른다. 어르신은 ‘어르신 네’의 준 말이다. 윗사람을 아버지와 같이 높여 부른다는 뜻이다. 내가 젊었을 때 아버님 친구들이 ‘어르신네 계시는가?’했다.
이 책은 중앙일보와 JTBC를 이끌며 한국 미디어 산업 발전에 기여해온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 한 개인으로서 겪어온 삶의 고백과 성찰을 담고 있다. 해방 후 해외 유학에 나선 1세대 글로벌 리더인 그는 한국 사회의 격변기를 살아오며 1세대 글로벌리스트로서 쌓아온 경험과 세계적 지도자들과의 교류 등 구체적인 삶의 체험에서 길어낸 진솔한 고백과 성찰을 통해 독자들에게 지혜, 리더십, 영성을 전하는 에세이집이다.
이 책은 모두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성장’에서는 싱가포르의 리콴유 총리와 이건희 삼성 회장 등 세계적인 리더들과의 만남을 통해 배운 리더십과 도전 정신을 이야기한다. 2장 ‘품격’에서는 인간관계와 습관 등 내면적 자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3장 ‘영성’에서는 ‘왜 사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나눔, 행복, 중도의 가치를 이야기 한다.
저자는 ‘이건희 회장에게 배운 것’을 이야기 한다. 이건희 회장은 지도자인 리더의 기준으로 알아야 하고(知), 행동해야 하며(行), 시킬 줄 알아야 하고(用), 가르칠 수 있어야 하며(訓), 사람과 일을 평가할 줄 아는 것(評) 등 다섯 가지를 자신의 리더십 덕목으로 세웠다고 한다. 한마디로 리더는 책상에서 보고만 받지 말고, 현장 곳곳을 찾아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비전과 판단에 따라 행동으로 옮기는 솔선수범의 결단성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건희 회장은 “돈은 지갑에서 나와야 힘이 되고, 칼은 칼집에 있어야 힘이 된다.”고 하면서 “권력을 휘두르지 않을 때 권력자는 가장 힘이 세다. 아직 행사하지 않았으니 그 힘의 크기를 알 수 없어 사람들이 훨씬 두려워한다. 권력자가 권력을 남용하기 시작하면 언젠가 그 일이 부메랑이 돼 자신을 해친다. 사업은 반대다. 돈이 아까워 지갑에 쌓아 놓는 것으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돈을 탐내는 도적이 들끓어 손해를 입는다.”(p.29)고 말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보수 쪽 언론사를 운영하면서 스스로를 진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했다. 저자는 “내가 생각하는 보수는 전통을 존중하고, 언어와 생각에 품위가 있고, 타인을 억압하지 않는 범위에서 개인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다. 따뜻하고 합리적이며 열린 보수다.”(p.181)라고 말했다.
저자는 “삶을 돌아보는 것은 곧 삶을 돌보는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비평가가 되지 말고 주인으로 살라”, “조건 없는 행복만이 진짜 행복이다”와 같은 메시지를 통해 타인의 기준이 아닌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책은 인생에서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물음을 거듭하거나, 스스로 주인이 되어 주체적으로 사는 삶을 꿈꾸는 이들, 그리고 품격 있는 리더십을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길잡이가 되며, 삶을 되돌아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거울이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