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묻고 의학이 답하다 - 의학의 새로운 도약을 불러온 질병 관점의 대전환과 인류의 미래 묻고 답하다 7
전주홍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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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지난 해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하여 용인 세브란스병원에 예약을 하고 CT 촬영을 했더니 왼쪽 신장 쪽에 40mm, 4cm정도 뭐가 보인다고 하여 조직검사를 했더니 신장암1기라는 판정을 받고 로봇수술을 받았다.

 

인공지능(AI)의 발전과 로봇광학의 발전으로 인하여 의료 현장에서 인공지능과 로봇이 미래가 아닌 일상이 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10년 안에, 우리가 병원에서 경험하게 될 수술은 지금보다 훨씬 더 정밀하고, 안전하며, 환자 중심적인 방식으로 변화할 것이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로봇 수술의 보편화이다. 현재도 일부 병원에서 도입되고 있는 다빈치 로봇 수술 시스템은 더 이상 특수한 경우가 아닌, 정형외과, 비뇨기과, 심장외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표준화되어 많은 수술에 사용되고 있다. 이 로봇은 인간의 손보다 훨씬 정밀하게 움직이며, AI는 그 로봇을 조율하고 환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적절한 수술 경로를 제시한다.

 

이 책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교수로 가르치고 연구하며 분자생리학 연구실을 운영하는 전주홍 교수가 질병을 해석하는 관점의 변화에 따라 어떤 치료법이 탄생하고 또 폐기되어 왔는지, 나아가 의학이 지금의 위치에 오기까지 어떤 지식의 축적 과정을 거쳤는지를 설명한다. 르네상스 시대, 신이 아닌 인간 고유의 시각으로 세계를 해석하려는 원근법의 등장이 해부병리학, 곧 근대 의학을 탄생시킨 배경이나, 두 차례 세계대전에서 비롯된 암호정보를 해독하려는 열망이 개인맞춤의학 탄생을 이끈 경위 등, 의학 지식 변천사가 역사와 철학, 예술과 맞물리며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늙지 않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은 진시황 때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 우리나라에서 요즘 주목받는 소비 키워드는 저속노화. 건강한 식단과 운동, 질병 예방 기술 등을 활용해 가급적 천천히, 건강하게 늙는 것을 도와주는 상품이 하루에도 수천 개씩 쏟아진다. 주식시장에서도 저속노화 테마주에 돈이 몰린다. 젊어 보이는 미용 시술에 쓰이는 의료기기와 의약품을 만드는 기업의 주가는 2~3년째 우상향 중이다.

 

이 책에서는 시대순으로 신화·주술부터 체액, 해부, 분자, 정보까지 어떻게 의학이 연속성 속에서 다른 차원으로 전환하고 도약하며 발전해 왔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시작은 과학적 사고법이 정립되지 않은 고대 사회, 자연재해나 전염병처럼 본능이나 경험으로 회피할 수 없는 재앙을 신의 노여움에 따른 징벌(1)로 이해한 관점이다. 의술의 신을 숭배하고 주술로 질병을 치료하려 했던 마고스의 역사는 질병을 합리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는 억제하였으나, 개인의 주관적 고통이나 불안에 공감하는 정서적 접근을 가능하게 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을 읽고 깨닫게 된 것은 기원전 3,000년부터 오늘날까지 인류가 질병을 바라본 다양한 관점을 폭넓게 다룬다는 것이다. 더 많은 질병을 규명하고 치료하기 위해 달려가고 있는 오늘날, 그럴수록 역사를 살피는 일은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병을 해석하고 대처하는 방식은 결국 시대적·사회적 맥락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로봇 의사가 수술을 집도하고 챗GPT가 환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등 과학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때 시대의 변화상을 읽으며 의학의 발전을 과학기술사의 시각으로 새롭게 재조명하고 인간의 고통 속으로 뛰어들고자 하는 미래의 따뜻한 의사와 의과학자들과 일반인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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