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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있는 여행자를 위한 내 손안의 독일사 - 단숨에 읽는 독일 역사 100장면 ㅣ 교양 있는 여행자를 위한 내 손안의 역사
세키 신코 지음, 류지현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독일과 우리나라는 참 비슷한 점이 많다. 한국과 독일은 모두 단일민족국가로서 한쪽은 공산주의 국가로, 한쪽은 민주주의 국가로 나뉘어 있었다. 물론 한국은 아직까지 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동·서독이나 한국은 미국에 상당한 영향을 받은 나라들이다. 그리고 안보 측면에서도 상당한 미국의 영향을 받고 있다. 그리고 한국과 독일은 국가건설 이후에 신속하게 경제발전을 이루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제조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 근면 성실한 국민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 등이 그렇다. 독일과 우리나라는 인연도 깊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분들의 이야기는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독일은, 우리보다 한발 앞서가고 있는 선진국이다.
이 책은 역사연구가. 도쿄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하고 슨다이 입시학원에서 세계사를 가르치다가 2001년부터는 학습만화 <세계의 역사> 시리즈와 <중국의 역사>의 구성에 참여하는 등, 역사 교양서를 쓰고 감수를 맡아온 세키 신코 저자가 낯선 도시의 풍경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지금의 국가를 만든 역사적 순간들이 어땠는지 등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를 친절하게 풀어서 전하는 역사 교양서이다.
이 책은 220쪽의 분량으로 공항에서, 기내에서, 기차 안에서 펼쳐 읽기에 부담이 없다. 각 국가 역사의 주요 흐름을 100가지 장면으로 나누어 소개하며, 그림과 지도를 함께 수록하여 당시의 상황과 변화가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지도록 돕는다. 이 책의 끝부분에 수록된 연표는 이 책에서 소개한 100가지 장면들과 세계적으로 유의미한 사건들을 병치하여 시대의 흐름을 넓게 조망할 수 있게 해 준다. 짧지만 깊이 있는 역사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몸소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독일은 TV 프로그램이나 교과서에서 보던 신성 로마제국, 프로이센, 제2차 세계 대전 등의 역사적 건축물을 일부러 찾아다니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마주칠 수 있는 나라다. 우리에게 익숙한 맥주와 소시지, 햄버거, 축구, 자동차는 물론 겉바속촉의 족발 요리 슈바인스학세나 아이스바인 등 독일만의 다채로운 미식도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흔히 독일의 매력은 유명 대도시만 볼거리가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강력한 지방분권 덕분에 진짜 감성은 오히려 개성 넘치는 소도시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유럽의 중앙에 위치해 주변 나라로의 이동이 편리할 뿐 아니라, 도시 간 교통 인프라도 뛰어나 여행자에게 편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1517년 루터의 종교개혁이 일어났다. 독일의 정체성에 큰 균열을 야기한 계기가 마틴 루트의 종교 개혁이다. 종교 개혁은 독일 사회와 카톨릭 중심의 단일체를 분리시켰고, 그 과정에서 독일 왕국이 로마 제국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마틴 루터는 서민들이 알기 쉬운 구어체 독일어로 성경을 번역 출간했다. 그의 이런 노력으로 독일어를 통일 발전시키고 나아가 같은 “독일어를 쓰는 사람들”이란 정체성을 형성했다.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독일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해 왔는지를 조망하며, 방대한 독일사의 여정을 100개의 장면으로 나누어 쉽고 재미있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프랑크 왕국에서부터 중세 유럽을 이끌었던 신성 로마 제국을 거쳐,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의 대립, 두 차례의 세계대전, 나치의 비극, 냉전 시대의 분단과 통일, 유럽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근대 독일, 그리고 오늘날까지 이어진 유럽 통합의 역사까지.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독일의 인물, 장소, 국기, 스포츠에 숨겨진 비하인드까지, 세밀하면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은 일반인이라면 밋밋하게 볼 수도 있는 역사적 장면들을 일일이 다시 꺼 내 세우고 예상하지 못했던 날카로운 메스를 가차 없이 들이댄다. 자국 의 역사가 아니어서 더 냉철히 분석할 수도 있겠지만 독일인들에게는 다소 불편한 진실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독자에게는 다른 역사책 에서 얻을 수 없는 흥미진진한 읽을거리를 듬뿍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