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다보니 역사 관련 분야의 콘텐츠를 좋아하고 있다. 이번에 리앤프리 카페를 통해서 만난 책이 <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 동양 편>이다.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세계사를 ‘지리’라는 수단을 활용해서 알려주기 때문이었다. 지도와 지리는 단순히 땅의 모습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과거를 보여주는 창이자 미래를 읽기 위한 청사진이다. 역사를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산맥과 바다의 이야기가 담긴 지리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다.
이 책은 유튜브 채널 〈두선생의 역사공장〉에서 역사와 지리, 세계와 사람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한영준 저자가 중국부터 중앙유라시아, 동남아까지 살펴보며 전 세계를 아우르는 지식을 유쾌한 설명으로 방대한 세계사를 쉽고 재미있게 풀이했으며, 간단하지만 명료한 일러스트 컬러지도 45컷을 수록하여 복잡한 지리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제공한다.
중동에서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갈등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으며, 미국의 알래스카와 하와이는 어떻게 서로 다른 정치 성향을 띠게 되었는지, 중남미는 어쩌다 라틴아메리카로 불리게 되었는지, 그 지역의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선 그곳의 지리를 먼저 알아야 한다.
이 책은 문명이 탄생한 중동을 비롯하여 중동의 문명이 전파된 유럽, 유럽의 문화에 영향을 받은 아메리카, 그리고 식민 지배를 받은 아프리카 순으로 배치하여 길고 긴 세계사의 흐름을 효율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중국의 지리를 설명할 때 가장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이 ‘강’이라고 말한다. 중국 본토의 3개의 강은 하, 수, 강이 있다. 하는 북중국의 황하, 수는 남북의 경계인 회수, 강은 남중국의 장강을 가리킨다. 저자는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옥한 평원을 가진 데다, 한족은 그 평원을 기반으로 가장 부유한 역사를 누렸기에 강이 지닌 역사적, 지리적 의미가 크기 때문”(p.17)이라고 했다.
우리가 중국의 강만 제대로 알아도 중국 지리와 지도 절반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북중국에 있는 황하는 한족의 문명이 시작된, 한족의 정신적인 고향이며, 남중국에 있는 장강과 주강 유역에는 한족과 다른 역사와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살았다. 그러다 이들도 한족에게 동화됐고, 중원의 개념도 시간이 지나면서 넓어졌다. 장강 유역의 개발이 황하 유역보다 늦은 것은 남중국에 구릉과 산지가 많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난징과 상하이는 장강 하류 북부 평원에 위치해 있어서 도시로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된 것은 텍스트로만 배웠던 역사를 지도와 함께 봄으로써 동양의 역사를 한층 더 선명하게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중.일 역사는 그동안 많이 배웠지만 동남아시아, 남아시아와 중앙 유라시아에 대해서는 위치부터 제대로 아는 것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더욱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연대표만 훑으며 사건을 달달 암기하는 것만이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지도가 읽혀지고 역사를 알게 되고, 지리를 알게 되고 시사가 이해되게 되었다. 국제사회가 시끄러운 요즘, 각국의 이익에 얽혀 있어 쉽지 않겠지만 이제는 서로 사랑하고 평화로운 이웃으로 사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