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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 - 요양원을 탈출한 엄마와 K-장녀의 우당탕 간병 분투기
유미 지음 / 샘터사 / 2025년 3월
평점 :

‘리엔프리 카페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5년 전에 경북 구미시 옥성면 옥관리에 살고 계시던 어머님(90세)께서 생일잔치를 하고 자식들이 모두 돌아간 뒤에 계단에서 넘어져서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급히 가서 치료를 받았으나 노환으로 집에 오시지 못하고, 고아에 있는 ‘천사요양병원’에 장기 입원하셨다. 93세 되신 아버님께서 매일 오토바이를 타시고 3개월간 면회를 가셨다. 결국 아버님께서도 노환으로 어머님이 계시는 용양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되어 부모님께서 같은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으시다가 어머님께서 먼저 천국으로 가시고, 발인을 하루 앞두고 아버님께서도 천국으로 가셔서 부모님을 같은 날 장례를 치르게 되었다.
부모님이 요양병원에 계실 때 아내와 동생들이 번갈아 가면서 돌보아드렸지만, 난 직장 생활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 못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부모님을 요양병원에 모셨다는 사실보다 더 후회가 되는 건 자주 찾아뵙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런 일을 겪으면서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남들과 다를 바 없이 평범한 일상을 살던 우리 가족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을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었다.
교보문고에 갔다가 <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 라는 제목이 강렬하여 살펴보니 ‘요양원을 탈출한 엄마와 K-장녀의 우당탕 간병 분투기’라는 부제를 보게 되어 공감이 되어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유미 작가가 유방암, 신우암, 폐암 3종 세트를 겪으면서도 씩씩하고 독립적이던 엄마가 뇌종양 판정을 받은 뒤 요양병원에서 대학병원, 요양원으로 옮겨 가며 엄마를 모시며 치료와 요양 과정을 함께 겪으며 느낀 생각들과 경험담을 다루고 있다.
작가는 엄마와의 에피소드를 인터넷에 연재하여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고, 모녀의 이야기는 3부작 EBS 다큐프라임 〈내 마지막 집은 어디인가〉의 ‘죽는 것보다 늙는 게 두려운’ 편에 소개되었으며, 이 다큐멘터리 시리즈는 고령화에 접어든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메시지를 전했다는 평과 함께 2024년 한국방송대상 작품상과 한국 가톨릭 매스컴대상 대상, 한국기독언론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3관왕을 차지했다고 하니 박수를 보내고 싶다. 기회가 되는대로 ‘죽는 것보다 늙는 게 두려운’이라는 ‘다큐프라임’을 꼭 봐야 되겠다.
이 책에서 작가는 마흔도 안된 나이에 엄마의 똥 기저귀를 가라주면서 도망가고 싶었다고 한다. 누구보다 활기차던 엄마가 기본적인 생리현상마저 남의 도움을 받는 신세가 됐으니 얼마나 기가 찼을까? “하루아침에 아기가 된 엄마에게는 내가 필요했지만, 막상 내가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고 하는 작가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 부모님을 요양원에 모시고 부모님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가슴이 아프다. 요즘 가장 많이 떠오르는 말은 “자식이 철들 때쯤이면 부모는 곁에 없다.”라는 말이다. 부모님은 요양병원에서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는 긴박한 순간에도 유쾌함을 잃지 않고 동생들과 화목하게 지내라고 했던 부모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하염없이 눈물을 훔쳐야했다.
이 책은 노화와 질병 앞에서도 의지를 잃지 않고 삶을 살아가는 분들과 부모님을 요양원에 보내고 마음 아파하는 자식들이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