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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사건편 2 - 벗겼다, 세상을 뒤흔든 결정적 순간들 ㅣ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6월
평점 :
세계의 주요 인물들과 사건들을 입체적으로 살피고 있는 tvN 예능프로그램 ‘벌거벗은 세계사’에 관심을 가지고 무슨 일이 있어도 빼지 않고 보고 있다. 특히 인상 깊게 본 것은 기독교인으로 1회에 방영한 역사상 최악의 폭군으로 기억되는 네로 황제에 대한 것이었는데, 네로 황제는 어머니부터 아내, 스승까지 살해하며 “최악 중의 가장 최악”이라는 말을 들은 네로에 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파헤친 것과 중세시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교황, 신의 지상 대리인으로 불리는 교황의 탐욕이 종교개혁을 불러일으켰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권력자 편>을 읽고 난 후 <사건편 2>를 읽게 되어 감사하다.
이 책은 모두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사건마다 저자는 모두 달라 한 권의 책이지만 10인 10색의 특별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모든 주제가 흥미로웠고, 책을 읽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면서 내가 그동안 잘 몰랐던 사건과 인물들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이 책의 첫 장을 펼치면 ‘벌거벗은 그리스 민주주의 - 제우스의 집안싸움이 불러온 민주주의의 탄생’이 나온다. 이 사건은 신화에 그치지 않고 훗날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민주정 실현에까지 영향을 끼쳤다고 하니 그리스로마신화를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으며, 어린 시절 옛날이야기를 듣는 기분으로 책을 읽는 내내 행복감에 젖어들었다.
디오니소스 축제에서 상영된 <결박된 프로메테우스>라는 연극의 상연이 “평민을 억압하는 기득권 세력인 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프로메테우스의 대사”(p.42)를 통해 반영되어 표출되었다고 이것이 아테네 민주정의 발전에 있어서 참주정의 몰락과 민주정으로 연결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책을 통해 제우스와 프로메테우스의 대결신화를 다시 접하며 왜곡된 나의 기억을 정정할 수 있었고, 이 신화가 아테네 민중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 흐름을 따라 가다보니 어느새 아테네 민중 속에 서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다.
윈스턴 처질의 명언 중에 보면 “역사는 승자가 쓴다.”는 말이 있다. 역사란 그만큼 주관적이라는 뜻이다. 역사 인식은 권력과 밀접하다. 하지만 권력이 입맛대로 역사적인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 결국 실패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 책은 그동안 자세히 드러나지 않았던 이면의 사실과 근거를 살펴보고 다양한 관점에서 진짜 역사를 해석한다. 이 책을 읽다가 보면 이 세상의 질서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과거라는 거울을 통해 현재를 바라보는 통찰과 미래를 읽는 전망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 책의 4장에 보면 <벌거벗은 종교개혁 - 신의 대리인, 교황의 탐욕>은 중세시대 교황의 부패와 비리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나열되어 있어서 마르틴 루터를 통해 종교개혁이 일어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교황 알렉산데르 6세의 추악함은 성직자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타락하고, 자신의 욕망과 쾌락을 채우기에 급급했다.
이 책은 주로 흑역사에 대해 밝히는데 제목 그대로 ‘벅겼다, 세상을 뒤흔든 결정적 순간들을 벌거벗기는 것이다. 학교 다닐 때 역사와 세계사는 정말 어려웠고 지루하기만 했는데 이 책은 이야기를 듣듯이 재미있게 들어온다. 세계사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면 좋겠다. 이 책은 손에 들기만 하면 재미에 빨려 들어가 밤을 새우면서 읽게 된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