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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하게 나이 드는 기쁨
마스노 슌묘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4년 3월
평점 :
공중보건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기대수명은 크게 늘어가고 있다. 인공지능과 생명공학 기술의 엄청난 발달로 영생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이라고 믿는 의과학자들이 많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100세 시대는 축복인가, 재앙인가’라는 물음도 제기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장수는 고통과 고난의 시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 이유다.
이 책은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선(禪)의 정원 디자이너로 유명한 마스노 슌묘가 나이 드는 것도 설계가 필요하기에 바쁘게 달려온 인생, 이제는 숨을 고르고 나 자신에게 무엇이 더 필요한지 돌아보자고 강조한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할 것, 불필요한 것을 줄이는 연습을 할 것, 소식으로 몸을 가볍게 할 것, 곧고 바른 자세를 유지할 것, 열심히 살아온 인생을 칭찬할 것, 늙음과 싸우지 말라고 전한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22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82.7세라고 한다. 2000년에는 76.0세였으니, 그사이 6.7세가 늘었다. 기대수명이란 출생부터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수명을 말한다. 환갑잔치는 옛말이고, 70세 고희를 하는 분들도 보기 힘들다. 흥미로운 건, 둘 중 한 사람은 다 버리고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고 한다. 가족에, 일에 치이며 숨 가쁘게 살아왔는데, 나이 들고 보니 도리어 자존감은 바닥이고, 여전히 이것저것 다 끌어안고 사는 자신의 모습에 우울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저자는 이런 것들이 단숨에 정리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우선 10%씩만 정리해 보자고 한다. 옷장 속에 가방을 한 개씩 버리고 정리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옷장을 조금씩 정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저자는 죽기 전에 하는 생전 정리가 아니라 노인이 되기 전에 ‘노전’ 정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늙기 전에, 몸을 수월하게 움직일 수 있을 때 차근차근 정리를 해야 제대로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나이를 먹으면 할 수 없게 되는 것들이 많이 있다. 신체는 근력이 쇠약해지고 정신적으로도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많이 있다.”(p.38)고 말했다. 포기한다는 것은 ‘명확하게 판별할 줄 안다’는 것이다.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능력을 명확하게 판별하면 ‘새롭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보인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나이를 먹으면 ‘갈 곳’과 ‘할 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갈 곳’은 ‘오늘 갈 곳’을 말하고, ‘할 일’은 ‘오늘 할 일’을 말한다. 오늘 갈 장소와 오늘 할 일을 만드는 것이 노년기의 생활을 아름답게 꾸며줄 것이다. 노인들이 건강을 지키고, 자존감을 높이며, 상실감을 없애는데 산책이 큰 역할을 한다. 산책을 할 때에는 혼자가 아니라 동료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함께 걷는다면 한층 더 즐거울 것이다.
이 책의 주제는 심플하게 ‘나이 드는’법이다. 아름다운 노인은 욕심을 들어내고 보다 간소하고 소박한 삶을 즐기는 것이다. 또 자신의 남은 인생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가꾸는 것이다. 하루하루를 억지로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정성을 다하여 사는 것이다. 시계 초침처럼 쉴 새 없이 달려온 인생을 이제 간소하게 살아가는 즐거움을 배우게 한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